[류한준기자] '안타 하나에 베이스 두 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단순히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염 감독은 서건창, 고종욱 등 발빠른 타자들 외에도 경기 상황에 맞게 주자들에게 '그린 라이트'를 주문하고 있다.
넥센은 KBO리그에서 타격이 강한 팀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잘 뛰는 팀'의 면모도 과시해왔다. 지난 2012시즌 179도루를 기록하며 팀 도루 부문 1위에 올랐다. 김시진 감독(현 KBO 경기위원)이 팀 지휘봉을 잡았던 때로 당시 염 감독은 주루 및 작전코치를 맡고 있었다.
넥센이 팀 도루 1위를 차지한 데는 염 감독의 힘이 컸다. 그런데 염 감독이 김 감독의 뒤를 이어 사령탑에 오른 뒤부터 도루 숫자는 줄어들었다.
넥센은 2013년 131도루(7위), 2014년 100도루(7위), 지난해 100도루(8위)에 머물렀다. 뛰는 횟수가 줄어든 반면 팀 홈런이 늘어났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유한준(kt 위즈) 등, 이제는 팀을 떠난 거포들이 버티고 있던 팀 컬러 영향이 컸다.
올 시즌 넥센 팀 컬러는 또 바뀌었다. 대포를 펑펑 쏘아올리던 세 선수는 모두 팀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염 감독은 다시 '뛰는 야구'를 팀 공격의 주요 축으로 삼았다.
넥센은 20일까지 63개의 팀도루를 기록했다. 팀 도루 부문 1위다. 21일 안방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도 넥센의 '도루'는 빛이 났다.
서건창과 이택근이 각각 한 번씩 도루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6개의 도루로 삼성 배터리와 수비진을 흔들었다. 팀 도루 숫자는 69도루로 늘어났다.
이날 성공한 6차례 도루 중에서 5차례가 득점으로 연결됐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가면 타선은 적시타를 날려 도루로 한 베이스를 더 간 주자를 불러들였다.
이렇게 부지런히 뛰고 활발한 타격을 한 넥센은 12-8로 삼성을 꺾고 3연승으로 내달렸다. 염 감독이 강조한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야구'가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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