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상승세가 한풀 꺾인 한화 이글스와 도무지 질 것 같지 않은 NC 다이노스가 맞붙는다. 선두를 추격 중인 2위, 탈꼴찌를 노리는 10위의 맞대결이지만 순위를 떠나 양 팀의 맞대결은 긴장감이 팽팽하다.
한화와 NC는 21일부터 NC의 안방 창원 마산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한화는 지난주 5경기에서 1승4패에 그치며 다시 위기를 맞은 상황. 반면 NC는 6월 들어 치른 15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무서운 힘을 과시 중이다.
올 시즌 앞선 5차례의 맞대결에서는 NC가 3승2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현재 양 팀의 순위를 고려하면 한화가 NC를 상대로 선전을 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지난달 11일 대결에서는 한화가 NC의 9연승을 저지하기도 했다.
◆승부의 키, 베일에 싸인 한화 선발
승부의 열쇠는 한화의 선발 투수들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는 권혁, 송창식, 정우람 등 막강한 불펜을 자랑하는 팀. 반면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하다.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선발투수가 송은범, 윤규진 뿐이다.
한화로서는 선발이 NC의 화력을 어느 정도 버텨줘야 경기 중후반에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3연전도 한화의 선발 로테이션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일단 21일 경기에는 송은범이 등판해 NC 이민호와 맞대결을 펼친다. 문제는 22일과 23일 선발이 누가 될 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현재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빠져 있다. 로저스는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서 조정 중이며, 마에스트리는 퇴출됐다. 마에스트리를 대신해 영입한 카스티요는 첫 등판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손가락 물집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이태양이 22일부터 1군에 등록될 수 있다. 지난주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경기에 등판한 장민재는 당분한 휴식이 필요한 상황.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했던 윤규진은 23일 선발 자리를 채울 수 있다.
송신영의 선발 등판도 가능하다. 송신영은 지난 11일 LG 트윈스전에 시즌 첫 선발 등판해 4.1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19일 넥센전 중간계투로 2이닝을 소화했다. 현재로서는 유력한 NC전 선발 후보 중 한 명이다.
결국 결정은 김성근 감독이 내린다. 2군에서 새로운 선발 카드를 불러올리거나, 생각지 못한 현재 1군 엔트리의 누군가에게 선발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다. 19일 넥센전에는 붙박이 불펜 박정진이 13년만에 선발로 등판했을 정도다. 이번 주 자주 내릴 것으로 예보된 장맛비도 변수다.
◆NC의 연승, 어디까지 이어질까
NC의 연승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15연승을 기록 중인 NC는 21일 한화전에서 16연승에 도전한다. 16연승은 35년 KBO리그 역사에서 딱 3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가장 먼저 삼성 라이온즈가 1986년 16연승을 달렸다. 이어 SK 와이번스가 2009년 16연승을 달렸고, 이는 2010년 초까지 22연승으로 이어졌다. 22연승은 역대 최다 연승 기록이다. SK는 2010년 또 한 번 16연승을 질주하며 무서운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만약 NC가 한화를 연파할 경우 17연승으로 역대 최다 연승 2위에 오른다. 한화에 이어 주말 KIA 타이거즈를 만나는 NC는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SK의 22연승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에이스' 해커의 복귀와 맞물린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해커는 미국에서 귀국, 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NC의 선두 추격도 볼거리다. NC는 15연승을 달리며 독주하던 선두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혔다. 15연승에도 NC가 선두 자리를 빼앗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두산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두산이라도 NC의 연승이 계속된다면 선두 자리를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이태양과 이태양, 동명이인 선발 맞대결?
한화의 이태양, NC의 이태양, 두 동명이인 투수의 선발 맞대결 가능성도 있다. 한화 이태양은 지난 19일 청주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해 있다. 조만간 1군 엔트리에도 등록될 전망. NC 이태양은 순서 상으로는 23일 한화전에 등판한다.
만약 우천 취소 없이 21일, 22일 경기가 모두 열리고 23일 한화가 이태양을 선발로 등판시킨다면 두 이태양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된다. 양 팀의 승부를 떠나 팬들에게는 새로운 볼거리다.
이름이 같은 두 선수 중 먼저 주목을 받은 쪽은 한화 이태양. 한화 이태양은 2014년 팀의 젊은 에이스로 떠오르며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NC 이태양은 지난해 10승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고,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의 멤버로도 활약했다.
한편 그동안 동명이인 투수의 선발 맞대결은 4차례 있었다. 1996년 해태 김상진과 OB 김상진이 처음 맞대결을 펼쳤고, 1997년에도 두 김상진이 만났다. 이후 2004년에는 SK 이승호와 LG 이승호가 선발로 겨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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