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1)가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혔다면 더 좋은 피칭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
로저스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 타선이 넥센 마운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로저스는 승리투수가 될 수 없었다.
한화 타선이 1회초 선취점을 뽑아내 1-0으로 앞선 가운데 로저스는 1회말을 공 13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서건창을 좌익수 플라이, 박정음을 1루수 땅볼, 채태인을 투수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2회말 수비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대니돈을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김민성을 유격수 직선타로 아웃시킨 뒤 고종욱에게 2루타를 맞아 1사 2,3루로 몰렸다. 로저스는 박동원에게 땅볼을 유도한 뒤 스스로 타구를 잡아냈다.
이후가 문제였다. 3루 주자 대니돈이 스타트를 끊은 상황. 런다운으로 3루 주자를 잡아내기에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로저스는 다소 흥분한 듯 대니돈을 향해 직접 돌진했고, 넘어지면서 태그를 시도했다. 결과는 세이프. 로저스는 공을 오른손으로 쥔 채 빈 글러브로 태그를 했다. 아웃되지 않은 대니 돈이 홈을 밟아 1-1 동점이 됐다. 아쉬운 실점(비자책점)이었다.
3회말에도 로저스는 위기를 맞았다. 1사 후 박정음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뒤 보크를 범했고, 투아웃을 만든 후 대니돈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다행히 견제로 2루 주자 박정음을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4회말을 삼자범퇴로 마친 로저스는 5회말 선두타자 김하성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 임병욱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여기서 서건창이 적시타를 뽑아냈다. 넥센이 2-1로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6회말과 7회말을 연속 삼자범퇴로 끝낸 로저스는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 임병욱을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했지만 서건창에게 우전안타, 박정음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 교체를 위한 코치의 마운드 방문. 로저스는 더 던지고 싶다는 듯 쉽게 마운드를 내려가지 못했다. 결국 로저스는 덕아웃으로 물러났고, 권혁이 구원 등판했다. 권혁이 대타 이택근에게 2루수 병살타를 유도, 그대로 이닝을 끝내며 로저스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호투한 로저스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강판, 승리투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오히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패전투수가 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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