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올 시즌 부활의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는 한기주(KIA 타이거즈)가 감격적인 선발승을 거뒀다.
한기주는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다. 5이닝을 던진 한기주는 7피안타(1홈런) 4볼넷 3탈삼진 4실점하고 물러났다. 12-4로 KIA가 앞선 상황에서 물러난 한기주는 난타전 끝에 결국 KIA가 16-10으로 이김에 따라 승리투수가 됐다.
당초 이날 KIA 선발은 로테이션상 윤석민이었고, 한기주는 올 시즌 불펜투수로 뛰고 있었다. 하지만 윤석민의 컨디션 문제로 한기주에게 선발 기회가 왔다.
한기주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것 자체가 의미 있었다. 부상으로 장기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던 한기주가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했던 것이 2011년 10월4일 광주 SK 와이번스전이었으니 1천663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이번 시즌 3게임에 구원투수로만 나선 한기주는 한 가지씩 의미있는 기록들을 작성해왔다. 지난 12일 인천 SK전에서 3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내 1천462일만의 승리를 맛봤고, 15일 광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천401일만의 세이브도 따냈다.
이날은 선발승에 도전하게 된 셈. 그런데 너무나 오랜만의 선발 출전으로 긴장한 탓인지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로 몰린 뒤 아두치에게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아두치의 도루를 저지해 한숨 돌리는가 했으나 최준석에게 다시 볼넷 허용 후 황재균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2점째를 내줬다. 그러고도 박종윤에게도 안타를 내줘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정훈과 문규현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KIA 타선이 한기주를 도왔다. 2회초 김주형의 적시타와 서동욱의 3점홈런으로 4점을 뽑아내 역전 리드를 안겨줬다. 3회초에는 노수광이 솔로포로 5-2로 달아나는 점수를 보탰다.
한기주는 3회말 롯데 4번타자 최준석에게 우월 투런홈런을 두들겨맞고 5-4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자 팀 타선이 더욱 분발했다. 4회초 김주찬이 2타점 2루타를 날려 7-4로 점수 차를 벌렸다. 5회초에는 롯데의 실책과 대타 필의 적시타, 그리고 김주찬이 또 다시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대거 5점을 뽑아냈다. 12-4로 멀리 달아났다.
이제 한기주는 5회말만 막아내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쉽지는 않았다. 1사 후 1안타 1볼넷으로 1, 2루가 된 다음 박종윤을 2루수 정면 땅볼 유도했다. 병살이 가능해 보이는 타구였으나 2루수 서동욱이 공을 잡다 놓치는 실책을 범했다.
1사 만루로 몰린 한기주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정훈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스스로 불을 끄며 이닝을 끝냈다.
12-4, 8점 차 여유 있는 리드를 만들어놓고 한기주는 6회말 마운드를 김광수에게 넘기고 물러났다. 적잖은 안타를 맞고 4실점이나 했지만 그래도 5회까지를 책임져 선발의 기본 임무는 해냈다.
승리투수가 된 한기주는 지난 2011년 9월2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1천668일 만에 선발승을 올려 기억할 만한 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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