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조커 2장을 손에 넣었다. 데뷔승을 따낸 이준형(23), 3년만의 세이브를 챙긴 정현욱(38)이 그 주인공이다.
이준형과 정현욱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를 책임졌다. 이준형이 선발로 등판해 5.2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정현욱은 나머지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는 타선이 폭발한 LG의 18-2 압승.
이준형은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올렸다. 지난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이후 5년만이다. 정현욱의 세이브는 위암이 찾아오기 전인 2013년 6월7일 잠실 롯데전 이후 1천43일만.
이준형의 승리는 선발진에 여유를 안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LG는 소사-우규민-류제국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4, 5선발이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준형과 임찬규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임찬규는 지난 14일 롯데를 상대로 2.2이닝 6실점의 부진을 보인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준형까지 부진했다면 선발진 구성을 놓고 양상문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이준형이 퀄리티스타트에 아웃카운트 하나 부족한 호투를 펼쳤다. 이준형에게는 앞으로도 선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대로 이준형이 자리를 잡아준다면 LG의 마운드 운용의 폭은 크게 넓어진다. 새 외국인 코프랜드가 다음주 중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허벅지 통증을 갖고 있던 봉중근도 퓨처스리그 등판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현욱의 존재도 LG에게는 큰 힘이 된다. 정현욱의 1군 콜업을 두고 양상문 감독은 "생각보다 일찍 1군에 올라왔다"며 "어제 우리가 투수들을 많이 쓰다보니 중간에 길게 던질 투수가 마땅하지 않았다. 그래서 퓨처스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현욱을 불러올렸다"고 설명했다.
LG는 14일 롯데전에서 0-9로 패하는 과정에서 임찬규, 최성훈, 유원상, 진해수, 임정우를 등판시켰다. 선발 임찬규가 조기강판한 여파였다. 2.1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최성훈도 임찬규와 함께 2군으로 내려간 상황.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울 투수가 필요했고, 정현욱이 낙점을 받았다.
물론 정현욱을 줄곧 1군에서 활용하기는 어렵다. 위암 수술 후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닌데다, 기본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선수이기 때문. 양 감독은 "완벽한 몸상태까지 한두 달이 더 필요하다"며 "관리, 보호를 해줘야 하는 선수인데, 지금은 좀 급해서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장 3.1이닝을 소화하며 세이브를 수확한 정현욱 덕분에 LG 불펜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준형과 정현욱, 2명의 투수로 한 경기를 치러냈다는 것이 LG에게는 커다란 수확이었다.
당초 이준형과 정현욱은 LG의 전력 구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이른바 '조커'였던 셈. 그런 두 선수가 팀이 꼭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해내며 LG의 시즌 초반 레이스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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