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감기가 예상보다 오래 가네…"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롯데는 시즌 초반이지만 KBO리그 팀 타율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의 마음 한구석에는 고민이 있었다.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 때문이다. 아두치는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3연전부터 팀 전력에서 사실상 빠져 있었다.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조 감독은 "이동일(11일)이 끼어 있어 상태가 나아질까 기대했는데 증세가 여전하다"면서 "선발 출전이 어렵겠다"고 했다.
아두치는 12, 13일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그 두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와 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롯데 타선은 톱니 하나가 빠진 것처럼 허전했다.
팀도 2연패에 빠졌다. 앞서 삼성과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그런데 아두치가 다시 선발 명단에 돌아왔다. 그는 감기가 나아지자 14일 경기에 바로 중견수 겸 3번타자로 출전했다. 조 감독도 이날 LG전에 앞서 아두치의 복귀 소식을 전하며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아두치는 첫 타석부터 매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LG 선발투수 임찬규를 상대로 선취점을 이끌어내는 적시 2루타를 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또 적시타를 쳤다. 바뀐 투수인 좌완 최성훈을 상대로도 안타를 보탰다. 3타석 연속 안타의 맹타였다. 아두치가 한 경기 3안타 이상을 친 건 지난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 이후 올 시즌 두 번째다.
그는 KBO리그 데뷔 시즌이던 지난해 132경기에 출장했는데 그 중 12차례 3안타를 기록한 적이 있다. 4안타 경기도 한 번 있었다. 지난해 8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6타수 4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롯데는 아두치뿐 아니라 황재균도 4안타를 때려내는 등 장단 15안타를 치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레일리의 완봉 역투를 더해 9-0으로 LG를 꺾고 앞서 당한 두 번의 패배를 시원하게 되갚았다,
선발 등판한 브룩스 레일리가 마운드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연패를 끊는 스토퍼 노릇을 했다면 아두치는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 조 감독은 "아두치가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다 아프기까지 하다"고 걱정을 했으나 선발 복귀하자마자 맹타를 휘둘러 그 고민이 사라졌다.
당연히 조 감독의 얼굴빛도 함께 밝아졌다. 아두치는 경기가 끝난 뒤 "몸상태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며 "팀이 승리를 거두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 앞으로 계속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롯데는 15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3연전에서 NC 다이노스를 만난다. 마산 원정길이다. 아두치는 지난 시즌 NC전에서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3리(53타수 15안타) 1홈런 3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주로 톱타자로 나온 경우가 많아 타점이 적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어 그에 대한 기대는 더 커졌다.
한편, 아두치는 마산구장 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는 마산 NC전에서 6경기에 나와 타율 2할6푼1리(23타수 6안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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