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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공식 입장 "13년 몸담은 한화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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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육성선수 계약 놓고 마찰, 선수협 통해 보도자료 발표

[정명의기자] 한상훈(36)이 한화 이글스를 떠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상훈은 3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편지 형식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요는 한화를 떠난다는 것. 그동안 언론을 통해 알려진 자신의 입장을 공식화한 모습이다.

보도자료를 통해 한상훈은 "한화 이글스를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이렇게 전하게 돼 죄송스럽다"라며 "영광스러운 한화 이글스의 명칭을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 앞에서 떼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어색하고 착잡하다"고 한화를 떠나게 된 심경을 전했다.

한상훈과 한화의 갈등은 지난해 말 불거졌다. 지난해 11월30일 발표된 보류선수 명단에서 한상훈의 이름이 빠져있었기 때문. FA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선수가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첫 번째 사례였다.

한화 구단은 한상훈에게 남은 계약기간 2년에 대한 잔여 연봉을 지급하는 대신 육성선수로 계약할 것을 제안했다. 발목 부상으로 당장 활용할 수 없는 한상훈을 제외하고 다른 선수를 엔트리에 집어넣기 위한 방법이었다.

육성선수 계약 얘기에 한상훈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고, 결국 한화를 떠나기로 했다. 이후 잔여연봉 지급 방식 등을 놓고 한상훈과 한화의 갈등은 증폭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한상훈은 "그동안 계약과 관련해 언론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팬들과 동료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중요한 사실은 나는 한화를 떠나고 싶지 않았고, 구단에서 제시한 육성선수 전환도 받아들이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화 구단에 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한상훈은 "다만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나를 팀 사정상 제외했듯, 구단도 선수 계약과 약속 부분을 명확히 처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어쨌든 계약 부분은 구단과 협의해 잘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고 연봉 관련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길 바라지 않는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한상훈은 지난 2013시즌 종료 후 한화와 4년 총액 13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한상훈과 한화의 FA 계약은 2017년까지로 2년이 남아 있고, 잔여 연봉은 2억원씩 총 4억원이다.

◇한상훈 편지 전문

한화이글스와 팬 여러분은 영원히 제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안녕하십니까? 프로야구선수 한상훈입니다.

먼저 팬 여러분과 동료들께 한화이글스를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이렇게 전하게 돼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2003년 데뷔 이후 13년간 줄곧 한화이글스 한상훈이라고 소개해 왔었는데 이제 그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한화이글스의 명칭을 제 의지와 상관없이 제 이름 앞에서 떼어내야 한다고 하니 정말 어색하고 착잡합니다. 특히 저에게 애정 어린 채찍질과 더불어 응원하고 격려해 주시던 팬들을 생각하면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입단 이후 저는 한화이글스를 제2의 고향이자 부모님 품과 같은 곳으로 생각해왔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의 프로야구인생의 근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난 13년간 자랑스럽고 존경하는 코칭스탭분들과 동료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호흡하며 땀흘리고 영광스러운 자리를 함께 했었던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리고 어려운 시기에 이글스 팬들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잊을 수 없고 제 야구인생의 이글스팬들을 만났다는 것에 대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화이글스의 관심과 배려로 웬만한 선수들도 하기 힘들다는 FA자격도 취득해보고 분에 넘치는 대우도 받았습니다. 저 또한 지난 13년간 부족하지만 한화이글스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신경을 써주신 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한화이글스는 저와 함께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치 않았지만 몸담았던 구단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렇게 동료들과 팬여러분께 작별을 고하게 되었습니다.

구단을 떠나는 마당에 저의 계약 관련해서 그동안 언론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열심히 한화이글스를 응원해주시고 있는 팬 여러분들과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땀흘리는 동료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저는 한화이글스를 떠나고 싶지 않았고 구단에서 제시한 육성선수 또한 받아들이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며 기다렸고 팀이 제 문제를 정리할 시간을 충분히 드렸다는 것입니다.

프로의 세계에 있어서 비즈니스는 핵심요소이고 과거의 추억을 비롯해 정이나 자존심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바로 옆에서 많은 프로야구 레전드들이 팀 사정상 이적하거나 은퇴하는 경우를 숱하게 봐왔으며, 저 또한 팀의 결정에 대해서 제 주장만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저를 팀 사정상 제외하였듯이 구단도 선수계약과 약속 부분을 명확히 처리함이 맞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 문제는 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한화이글스가 더 많은 팬들과 야구인들에게 사랑받고 프로구단으로서 제대로 된 야구 비즈니스를 하고 운영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후배들과 동료들이 계약과 규약에 의해 운영되는 구단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길 바라고 더 이상 이 문제로 구단과 다른 동료와 후배들이 상처 받기 원하지 않습니다. 저 한사람으로 족합니다. 어쨌든 저의 계약부분은 구단과 협의해서 잘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글을 쓴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 때문입니다. 야구를 뛰어나게 하지 못했어도 그라운드에서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는 선수가 아닌 떳떳한 야구선수로 한 가정의 남편으로 아빠로 아들로써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화이글스에서 13년간 저에겐 영광스러운 시간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어디를 있든 한화이글스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잊을 수 없고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습니다.

한화이글스의 팬여러분 부디 한화이글스를 계속 응원해주시고, 한화이글스 동료 여러분들도 최선을 다해 팬들을 기쁘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도 힘든 시간이었지만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다른 곳에 가더라도 팬여러분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하고, 더 좋은 모습으로 팬 여러분들과 동료 여러분들을 만나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짱구아빠 한상훈 올림.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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