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 사령탑으로 부임한 홍명보(47) 감독이 서서히 팀을 조직하고 있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압도하면서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고 한다.
홍 감독은 지난 1월 초 항저우에 부임했다. 12월 훈련을 건너뛰고 1월부터 새로 팀을 만들어가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태국 방콕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전지훈련으로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을 병행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홍 감독은 그만의 지도력을 앞세워 선수단을 빠르게 하나로 묶고 있다. 훈련에서는 선수들의 마음을 잘 읽고 급하게 팀을 바꾸려고 하기보다는 점진적 변화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다.

항저우 선수들은 홍 감독을 어떻게 생각할까. 중국 선수들은 홍 감독 부임 후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 선수나 취재진, 지인 등을 통해 홍 감독의 지도력이나 경력 등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특히 월드컵이나 아시안컵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부분에 많이 놀랐다고 한다. 아시아권에서 한국 대표팀을 맡아 메이저대회를 이끌었다는 것 자체로 홍 감독의 존재감을 알리는 데는 큰 효과를 본 셈이다. 중국에는 이 정도 경력을 쌓은 지도자가 없는 것도 한몫을 한다.
가만히 있어도 무게감이 있는 홍 감독의 외모와 저절로 풍겨나오는 카리스마 덕분에 선수들은 쉽게 말을 걸지 못한다고 한다. 항저우에서 뛰고 있는 오범석의 한 지인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범석에게 중국 선수들이 많은 것을 묻는다고 하더라. 그 덕분에 오범석도 선수들과 빨리 친해졌다고 한다. 감독에게는 카리스마가 뿜어져나와 직접 말을 걸을 수 없어 오범석과 대화를 할 수밖에 없다더라"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렇다면 외국인 선수들은 어떨까. 항저우에는 데니우손 가비오네타(브라질), 메튜 스피라노비치, 팀 케이힐(이상 호주), 다비(코트디부아르) 등의 외국인선수가 있다. 홍 감독은 스피라노비치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책임 의식이 강하고 훈련에도 성실하게 나서기 때문이다.
스피라노비치나 케이힐은 홍 감독을 스스럼없이 감독을 의미하는 "헤드 코치"로 부른다. 통역을 통하든 영어로 말하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은 가감없이 전달하며 소통을 하고 있다. 홍 감독도 이들이 훈련에 열심히 임해 만족감이 큰 편이라고 한다.
2012~2013년 항저우 코치를 맡았던 오노 다케시 수석코치의 존재도 큰 힘이다. 선수들을 잘 알고 홍 감독과는 일본어로 대화할 수 있다. 홍 감독은 "만약 (외부에서 거론했던) 내가 아는 사람들로 코치진을 짰다면 같이 헤매지 않았을까 싶다. 오노 코치 덕분에 선수단 파악이 빨랐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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