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불펜진은 10개 구단 중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FA 정우람을 영입한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한화는 막판까지 5강 경쟁을 벌인 끝에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끝까지 순위싸움을 펼쳤다는 것만으로도 달라진 모습으로 한화 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됐다.
지난해 한화 선전의 원동력은 불펜 덕, 거꾸로 5강 싸움에서 탈락한 것도 불펜의 부진 탓이었다. 필승조를 이뤘던 윤규진과 박정진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권혁에게 과부하가 걸렸고, 이는 후반기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 한화는 정우람이라는 '특급 불펜요원'을 영입하며 지난해보다 강해진 불펜을 구축했다. 부상을 입었던 윤규진과 박정진의 몸상태도 좋아졌다. 권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 중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 보직을 묻는 질문에 "후보는 많다. 윤규진이 돌아왔고, 정우람이 좋아졌고, 권혁이 있고, 박정진이 괜찮다"고 답했다. 핵심 불펜 4명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졌다.
정우람의 가세는 '경쟁'이라는 또 다른 효과를 낳았다. 정상급 불펜 요원 4명이 모여 있는 상황. 아직 누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 지 정해지지 않았고, 필승조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권혁은 "(정우람에게) 좋은 점을 많이 배우고 싶다"면서도 "(정)우람이가 오면서 경쟁의식을 갖고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정우람과의 경쟁 효과를 설명했다.
윤규진도 마무리 보직에 대해 "어차피 경쟁"이라며 "우람이가 경험도 많고 나는 부족한 것이 많다. 이제는 내 자리를 확실히 보장받지도 못해 마음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우람이 마무리로 정해진 것은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스타일상 선수 한 명에게 무한신뢰를 보내지 않는다. 정우람도 FA 계약 후 몸상태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탈락한 뒤 뒤늦게 합류했다.
지난해 혹사 논란에 시달렸던 권혁은 정상적인 몸상태로 체인지업을 연마 중이다. 팔꿈치 근육통으로 9월 이후 등판이 없던 박정진도 부상 없이 불펜 피칭에 돌입했다. 윤규진은 어깨 관절 클리닉을 받은 뒤 지난 21일 재활조에서 본진으로 합류, 불펜 피칭 100구를 소화했다. 정우람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4명이 정상적으로 불펜을 지켜준다면 한화는 '4중 잠금장치'를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올 시즌 한화의 뒷문은 쉽게 열리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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