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문성민(현대캐피탈)은 한국남자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는 우승과 인연이 별로 없었다.
부산 동성고 시절도 그랬고 현재 팀 동료인 신영석 그리고 황동일(삼성화재, 현재 공익근무요원 복무중)과 함께 뛰었던 경기대에서도 소속팀은 늘 가장 윗자리를를 다른 팀에게 내줬다. 유광우(삼성화재) 김요한(KB손해보험)이 뛰고 있던 인하대에게 막혔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V리그로 와서는 삼성화재, 대한항공의 벽에 번번이 막혔다.
문성민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경기 결과 드디어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두고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것이다.
앞서 독일에서 뛰었던 2008-09시즌 문성민은 그로저(삼성화재)와 함께 프리드리히스하펜 유니폼을 입고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국내에서, 그것도 자신이 주장을 맡아 거둔 우승이라 감회가 더 새롭다.
문성민은 경기 후 취재진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정말 꿈만 같다"고 했다. 이번 우승으로 2009-10시즌이 끝난 뒤 현대캐피탈 입단 당시 '팀을 꼭 우승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디어 지켰다.
문성민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그 때는 내가 정말 잘 모르고 막 얘기를 꺼낸 것 같다"고 웃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수훈선수로 문성민을 꼽았다. 최 감독은 "오늘만큼은 단연 문성민이 정말 제역할을 잘해줬다"며 "어려울 때 책임감을 갖고 공을 잘 처리해줬다. 1세트 초반 안좋은 토스가 두 차례 나왔는데 이를 연타로 잘 처리했다"고 칭찬했다.
최 감독은 "(문)성민이는 예전에는 높이와 힘으로 하는 배구를 했다. 이제는 조금씩 변해야 한다. 세월과 나이에는 장사가 따로 없다"고 조언했다.
문성민은 "감독님이나 코치님들 모두 우승에 대해 의식하지 말자고 했다"며 "감독님은 항상 코트에 들어서면 '무아지경'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말 덕분에 힘이 난 것 같다"고 했다. 문성민이 꼽는 우승까지의 고비는 롤스타 휴식기에 앞서 당한 3연패였다.
그는 "그 때 정말 선수들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며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힘을 많이 불어넣어줬다. 선수들을 다독여주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도와주셨다. 선수들 모두 연습 때나 경기할 때나 신나게 뛰었다. 그러다보니 정말 빨리 시즌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문성민과 현대캐피탈은 이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뛴다. 지난 2006-07시즌 이후 이루지 못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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