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화 이글스의 '불꽃남자' 권혁(33)이 '야신' 김성근(74)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권혁은 지난해 한화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혹사' 논란에 휘말릴 정도로 연일 마운드에 올라 팀 승리를 지켜냈다. 후반기엔 지친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권혁은 '투혼'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투구로 시즌을 완주했다.
지난해 권혁의 성적은 78경기 등판(공동 2위) 9승 13패 17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98. 불펜 투수로 무려 112이닝을 소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시즌 종료 후 김성근 감독은 "권혁 없이는 올 시즌 한화를 설명할 수 없다"며 권혁의 활약을 칭찬했다. 만년 꼴찌였던 한화가 지난해 막판까지 5강 경쟁을 벌이다 6위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던 데에는 권혁의 공이 컸다.
그러나 칭찬만으로 그칠 김성근 감독이 아니다. 김 감독은 "지난해 권혁은 한 타자를 공 3~4개로 잡아낸 적이 많지 않았다. 거의 4~5개였다"며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올해의 테마"라고 말했다. 신무기 장착을 권혁에게 과제로 제시한 김 감독이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권혁은 사령탑의 말대로 새로운 무기를 연마하고 있다. 전혀 새로운 구종은 아니다. 원래 던지던 것을 가다듬고 있다
권혁은 "진작에 했어야 하는 부분인데 그러지 못했다. 스스로 반성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투심 비중도 높이려고 한다"고 캠프에서의 훈련 방향을 설명했다.
이어 권혁은 "아예 변화구 구사율이 높은 투수로 변화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나에게도 이런 무기가 있다는 것을 타자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야 상대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부분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단 권혁의 노력은 합격점을 받았다. 첫 실전 등판이었던 지난 21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그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과정이 좋았다. 김 감독은 "떨어지는 공이 좋았다"고 투구 내용을 칭찬했다. 김 감독이 말한 떨어지는 공이 바로 권혁이 공들여 가다듬고 있는 체인지업이다.
권혁은 "앞으로 많이 던져보고, 많이 실패해봐야 한다"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은 채 "그래도 직구가 통해야 변화구가 사는 것이 기본 이치다. 직구 구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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