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마블의 새 슈퍼히어로 무비 '데드풀'이 역대급 로맨티스트 주인공의 탄생을 알리며 베일을 벗었다.
11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영화 '데드풀'(감독 팀 밀러, 수입 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이 언론 배급 시사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마블의 새 슈퍼히어로무비로 기대를 얻어 온 '데드풀'은 전직 특수부대 출신 용병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 분)이 암 치료를 위해 비밀 실험에 참여한 후 강력한 힐링팩터를 가진 슈퍼히어로 데드풀로 변신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포장은 슈퍼히어로물이지만, '데드풀'의 시작과 끝은 주인공 웨이드 윌슨과 연인 바네사(모레나 바카린 분)의 사랑이 장식한다. 갑작스럽게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웨이드가 치료를 위해 비밀 조직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궁극적으로는 연인 바네사와의 행복을 위한 선택이다. 그러나 웨이드의 의도와 어긋난 목적을 지녔던 실험은 그에게 놀라운 회복력을 선사하는 대신 매끈했던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만다.
웨이드가 애인과의 재회를 위해 변해버린 얼굴을 되돌리려 애쓰는 과정, 즉 연인과 다시 행복한 삶을 꾸리려는 노력이 바로 영화의 주요 줄거리다. 주인공 스스로 말하듯 데드풀은 "'슈퍼'하지만 '히어로'는 아닌" 캐릭터다. 사회 정의를 해치는 악당을 단죄하는 것이 아닌, 꿈꿔왔던 연인과의 미래를 망쳐버린 적을 찾아 과거의 얼굴을 되찾는 일이 그의 활약을 만드는 동기다. 이런 차별성은 데드풀이 이제껏 사랑받아온 히어로 무비의 주인공들 중 그 누구보다도 로맨틱한 인물이기에 가능했다.
블록버스터 히어로무비임에도 성인 관객을 타깃으로 한 '데드풀'은 심의등급이 아쉽지 않은 화끈한 액션을 펼쳐낸다. 등급과는 별개로, 취향을 기준으로 볼 때 일부 관객에게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 만한 장면들도 여럿 있다. 하지만 무겁지 않은 묘사와 군데 군데 깃든 코믹 요소가 유쾌함을 낳기 충분하다.
이에 더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주인공 데드풀의 독보적 매력이다. 숨 돌릴 틈 없이 가쁜 호흡을 끌고가는 화술이 보통 아니다. '19금' 농담은 기본, 자신의 '불쌍했던' 삶을 연인과 경쟁하듯 늘어놓는 장면들도 재미의 하나다. 자신이 영화 속 캐릭터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그는 마블유니버스와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며 관객을 향해 말을 거는 순간들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슬로모션을 십분 활용한 액션 신에 더해, 곳곳에 배치된 올드팝은 감각적인 연출을 느끼게 한다. 재기발랄한 번역과 만나 시작부터 객석을 웃음 바다로 만드는 오프닝 크레딧도 놓치기 아깝다.
한편 '데드풀'에는 데드풀(웨이드 윌슨)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 외에도 모레나 바카린, 에드 스크레인, T.J. 밀러, 지나 카라노, 브리아나 힐데브란드, 스테판 카피식 등이 출연한다. 러닝타임은 108분, 오는 17일 청소년관람불가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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