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다 필요없다. 결과가 우선 아닌가."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은 리우 올림픽 예선을 겸한다. 대회 3위까지 리우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 16개팀이 4개조로 나눠 경기를 치러 조 1, 2위가 8강에 오른다. 이후 토너먼트로 4강을 가린 뒤 3위까지 올림픽 본선으로 향한다.
종전 올림픽 예선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었다. 그러나 한국, 일본 등이 본선 진출권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AFC가 머리를 썼고 한 곳에 모여 풀리그와 결선 토너먼트로 올림픽 진출 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신태용 올림픽 대표팀 감독도 결선 토너먼트 변수를 안고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신공'(신나는 공격 축구)으로 대표되는 시원한 축구의 대명사 신 감독이지만 결선 토너먼트 제도 앞에서는 그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성남FC 김학범 감독은 결과론을 강조하며 올림픽 대표팀을 격려했다. 13일 성남의 동계 전지훈련지인 전라남도 순천에서 만난 김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다"라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기존의 홈 앤드 어웨이는 강팀에게 강한 제도다. 경기 흐름에 따라 강약 조절이 가능하고 강팀이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결선 토너먼트는 다르다.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있지 않은가. 큰 변수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사제의 연으로 묶여 있다. 지난 2005~2008년 김 감독이 성남 일화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감독과 선수로 '황금 시대'를 열었다. 둘은 지난 2012년 각각 강원FC와 성남 일화를 이끌고 적장이 돼 맞붙기도 했다.
당연히 신 감독의 마음을 이해하는 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본 적은 없다. 그러나 신 감독이 영리하게 운영을 잘 하리라고 본다. 변수가 많은 대회지만 지혜롭게 대처하리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경기 내용보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라는 조언도 했다. 한국은 14일 새벽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첫 경기에서 2-1로 이겼는데 볼 점유율만 53%-47%로 앞섰을 뿐 나머지 기록은 뒤졌다. 승리했지만 내용이 불만족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 내용이 좋으면 좋겠지만 결과가 나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내용에서 밀려도 이기면 된다. 본선 티켓 확보가 중요하지 않은가"라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얻어야 한다는 욕심과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철저하게 결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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