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근기자] 연말 연기대상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베스트 커플상. 드라마를 볼 때 배우들의 '케미'는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2016년 라인업이 정해진 드라마들 중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조합이 있다. 각 커플마다 관전 포인트도 있다. 어떤 커플이 활짝 웃을 수 있을까.
내 여친·내 남편은 날았다…이젠 우리 차례
2015년 김태희가 SBS '용팔이'로 훨훨 날았다. 안정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주중 드라마중 유일하게 시청률 20%를 넘겼다. 이병헌은 각종 논란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영화 '내부자들'에서 '미친 연기력'과 캐릭터 덕에 이미지를 회복했다.
올 한 해 각각 여자친구와 남편의 성공을 지켜본 두 사람이 뭉쳤다. 김태희의 남자친구 비(정지훈)과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이다. 두 사람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후속으로 2월 말 방송 예정인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호흡을 맞춘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아시다지로의 일본 소설 '츠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한국적 정서에 맞게 새롭게 각색된 작품이다. 죽은 뒤 이승에 남겨진 사람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들의 역송 체험을 통해 사랑과 행복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휴먼 멜로 드라마다.
정지훈은 극중 백화점 여성코너의 만년과장으로 일하다 과로사로 죽은 40대에서 30대 엘리트 꽃미남 점장으로 다시 살아난 이해준을 연기한다. 이민정은 백화점의 안내 직원이자 홍보 모델로 발탁이 될 정도의 빼어난 미모로 백화점 남직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던 인기녀에서 결혼 후 회사를 관두고 오로지 남편과 딸, 시아버지를 알뜰히 챙기는 이상적인 아내의 모습을 보여주는 신다혜 역을 맡았다.
비와 이민정이 여자친구와 남편에 이어 2016년을 본인들의 해로 만들 수 있을까.
국내도 국내지만, 해외에서 더 난리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2년 만인 2016년 드라마로 복귀한다. 내년 가을께 SBS에서 방송될 예정인 '사임당, 더 허스토리(The Herstory)'를 통해서다.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인데 그녀와 호흡을 맞추는 남자 배우가 무려 송승헌이다.
박은령 작가가 집필하고 윤상호 PD가 연출하는 '사임당'은 조선시대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해석해 그의 예술혼과 불멸의 사랑을 그린다. 100% 사전 제작이라는 점이 눈여겨 볼 만하다. 총 30부작으로 지난 8월 촬영이 시작돼 무려 1년 이상의 시간이 있다. 완성도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임당'은 국내에서도 화제지만 해외에서는 그 열기가 더하다. 그도 그럴 것이 '대장금'은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켰고 중동의 각국에서 시청률이 90%에 이르렀다. 유럽 남미까지 총 100여개 국에 수출됐으니 주연 배우 이영애에 대한 관심은 뜨거울 수밖에 없다.
송승헌도 마찬가지다. 그는 국내를 넘어 아시아권에서 톱스타다.
실제로 지난 11월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열린 '사임당' 기자간담회에는 아시아는 물론이고 중동 등 국내외 2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이영애, 송승헌의 조합이 아니면 첫 방송까지 10개월여가 남은 드라마에 이만큼의 관심이 쏟아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영애는 한국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강사와 신사임당 1인 2역을 맡았고, 송승헌은 사임당을 운명적으로 만나 평생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는 이겸을 연기한다. 국내 대표 남녀 한류스타가 '사임당'으로 또 한 번 한류 열풍을 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고현정이 막내? 큰언니들과의 시너지 기대
굉장히 독특한 '女女女女女女女 케미'가 기대되는 작품이 있다. 고현정이 여배우 막내로 만들어버린 tvN '디어 마이 프렌즈'(가제)다. '그들이 사는 세상',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통해 섬세한 이야기를 써온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있다"고 외치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드라마다. 출연진이 대단히 독특하다. 여배우들이 무더기로 출연하는데 김영옥, 김지영, 김혜자, 나문희, 박원숙, 고두심 그리고 막내 고현정이다.
고현정이 막내라는 것도 재미있지만, 그보다 이 여배우들을 한 드라마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조인성, 성동일, 이광수가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배역으로 특별 캐스팅된 것이 보너스 정도로 여겨질 정도의 라인업이다.
황혼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이 여배우들이 각각의 조합으로 만들어낼 '케미'도 다양할 전망이다. 2016년 5월 방송 예정.
2016년 최고의 '남남 케미'는 우리가 시작
'연기력 갑(甲) 남남 케미'도 있다. 내년이면 둘이 합쳐 90세가 넘는 유준상과 신하균은 tvN '피리부는 사나이'로 호흡을 맞춘다.
'피리부는 사나이'는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끝까지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찰 위기 협상 팀의 이야기를 담는다. 유준상은 JVN의 간판 앵커 손희성을, 신하균은 천재적인 기업 협상 전문가였지만 지금은 외부 전문가로 경찰 내 위기협상팀을 도와주는 주성찬을 연기한다.
국민 앵커로 포장돼 있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오로지 시청률 지표에만 관심을 갖는 철저히 성공지향적인 인물인 손희성과 웃는 얼굴 뒤에 감정을 철저히 배제한 채 엄청난 경우의 수와 그에 따른 이해타산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주성찬이 어떤 연결고리를 형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은 그간 남자 배우들과 탁월한 호흡을 자랑해 왔던 터라 더 기대를 모은다.
신하균은 드라마 '브레인'에서 정진영과 호흡을 맞춰 최고의 '남남 커플'로 사랑받았다. 유준상은 영화 '전설의 주먹'에서 황정민과 가슴 뜨거운 중년의 모습을 보여줬다. 공통점도 있다. 신하균과 유준상은 각각 '미스터백'과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이준과 '부자 케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연출로 호평을 받았던 tvN '라이어게임'의 김홍선 감독과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믿고 보는 두 남자 배우가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된다. 2016년 3월 방송 예정이다.
어느 때보다, 그 누구보다 간절한 두 남녀
말 그대로 그 누구보다 그 어느 때보다 잘 돼야만 하는 두 남녀가 만났다. 군 제대 후 첫 작품에 임하는 송중기는 4년의 공백기를 뛰어 넘어 예전의 인기를 회복해야 하고, 송혜교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이후 3년 만의 드라마 컴백으로 그 사이에 있었던 '탈세 논란'을 이겨내야 한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KBS2 '장사의신-객주2015' 후속으로 2월 방송 예정인 '태양의 후예'에서 호흡을 맞춘다.
'태양의 후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내는 드라마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각각 엘리트코스를 밟은 특전사 소속 해외 파병 팀장 유시진과 매력적인 의사 강모연 역을 맡았다.
최근 제작사인 NEW는 페이스북을 통해 20초 분량의 예고편이 공개됐는데, 두 사람의 가슴 떨리는 로맨스가 담겨 있다.
영상에서 송중기는 송혜교에 "그때 허락 없이 키스한 거 말입니다"라고 말을 걸었고 송혜교는 "그 이야기는 내가 꺼낼 때까지"라며 당황스러워했다. 하지만 송중기는 송혜교에 "뭘 할까요.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라고 강력한 한방을 날렸다.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현빈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송혜교가 송중기와는 또 어떤 로맨스를 만들어갈지 궁금해진다.
이밖에 또 어떤 커플 있나
'공주의 남자'(24.9%),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18.3%), '굿 닥터'(21.5%). 세 작품 연속 시청률 대박을 기록한 문채원.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나인:아홉번의 시간 여행', '너를 사랑한 시간' 등 출연하는 작품 대부분이 호평을 받은 이진욱. 둘이 만났다.
이진욱과 문채원은 3월 방송 예정인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 출연한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한 남자의 강렬한 복수극에 감성 멜로를 더한 드라마다.
이진욱과 문채원은 극중 각각 매사 긍정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지만 절친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복수를 꿈꾸게 되는 해군 특수부대 UDT 장교 차지원, 행동이 거칠고 제멋대로지만 유쾌한 웃음을 유발하는 깜찍 발랄한 스완을 연기한다.
김우빈과 수지는 가장 트렌디한 젊은 커플이다. 두 사람은 KBS2 새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호흡을 맞춘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는다. 김우빈과 수지는 각각 슈퍼갑 톱스타 신준영과 슈퍼을 다큐PD 노을 역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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