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뜨거웠던 2015년 가요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정상급 스타 뮤지션들의 컴백과 아이돌의 러시, 음원 강자들의 활약으로 1년 내내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힙합 열풍 속 댄스와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가 사랑을 받았다.
그럼에도 가요 시장을 이끄는 힘은 분명 존재했다. SM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이른바 빅3 기획사의 활약은 대단했다. 1년 내내 촘촘한 라인업은 이들 기획사가 얼마나 '열일' 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각 소속사를 대표하는 '에이스'들이 자존심을 세웠고, 가요계의 내일을 책임질 '막내'들의 활약도 매서웠다. 이들 소속사 간의 후끈 달아오른 대결 구도와 연말 시상식에서 펼쳐진 상의 향방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SM,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화려한 라인업에 최고 실적
SM의 2015년, 라인업은 화려했고 성적은 빛났다. 1995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을 만큼, 풍성한 결실을 맺었다.
쉬지 않고 일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SM이었다. 보아부터 슈퍼주니어, 엑소,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 레드벨벳에 이르기까지, 소속 가수들이 1년 내내 쏟아져나왔다. 종현과 엠버, 태연, 규현 등 솔로와 태티서 등 유닛까지 가세, 꽉 찬 릴레이 활동을 펼쳤다. '양적'으로 우위를 점한 것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SM의 간판 아이돌로 성장한 엑소의 컴백은 성공적이었다. 중국인 멤버 타오까지, 잇단 이탈로 내홍을 겪었지만, 엑소의 인기에는 큰 타격이 없었다. 음반 판매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을 보였다. 지난 3월 발매한 엑소의 정규 2집 '엑소더스(EXODUS)'와 6월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 '러브 미 라잇(LOVE ME RIGHT)'을 합쳐 11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세웠다. 지난해에 이은 '더블 밀리언셀러'에 2015년 최고 음반 판매량으로, 엑소의 무서운 '팬덤'을 입증했다.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빅뱅과 더불어 상을 싹쓸이하며 막강한 입지를 증명하기도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도 후발 주자들의 무서운 추격 속에서 '넘버원 걸그룹'의 입지를 확인했다. 걸그룹 여름 대전에 출격한 소녀시대는 '파티'로 선방했고, '무한도전' 등 방송 이벤트 음원 속에서 '라이언하트'로 역주행까지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활동 중 챙긴 트로피만 21개에 달한다. 성공적이었던 태연과 태티서의 활동 역시 소녀시대에 힘을 보태줬다.
오랜만에 국내 무대로 컴백한 샤이니의 성적도 좋았다. 샤이니는 지난 5월 타이틀곡 '뷰'로 활발히 활동, 국내 각종 음원·음반 차트 1위는 물론 지상파 및 케이블 음악 방송에서 총 9개 트로피를 거머쥐는 등 맹활약했다. 음악 성적 뿐만 아니라 한층 성숙해진 음악성과 '샤이니'스러운 색깔이 조화를 이루며 다음 앨범을 기대케 했다.
에프엑스의 컴백도 반가웠다. 지난 10월 공개한 정규 4집 '4 Walls'는 에프엑스만의 실험과 파격에 대중성까지 잡았다. 팀을 탈퇴한 설리의 부재는 느껴지지 않았고, 4인 체제의 에프엑스는 여전히 건재했다.
아이돌 선후배들의 고른 활약은 SM의 장점. 보아는 국내 대표 여성 솔로 가수의 명맥을 이어갔고, 올해로 데뷔 10년차를 맞은 슈퍼주니어의 꾸준한 인기, 막내 레드벨벳의 뚜렷한 성장세도 SM에 힘을 실었다.
◆YG, 빅뱅이면 충분하다…싸이·아이콘은 거들 뿐
2015년 가요계 키워드는 빅뱅으로 정리될 만큼,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이 다했다. 빅뱅은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성공적 컴백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싸이와 아이콘, 지누션 등도 내실 있는 성적을 거뒀다.
빅뱅의 컴백은 화려했다. 가요계는 5월부터 연말 시상식 MAMA가 열리던 12월까지 빅뱅 천하였다. 빅뱅은 5월 1일 발표한 '루저(LOSER)’와 '베베(BAE BAE)'로 단숨에 음원차트를 평정했다. '루저'와 '베베'가 20일 이상 각종 음원 차트에서 1, 2위를 차지했다. 올해 발표된 신곡 중 최다 기간 음원차트 1위를 지키며 진정한 '롱런'을 보여줬고 쟁쟁한 신곡들과 경쟁 속에서도 차트 역주행으로 1위를 재차 거머쥐기도 했다. 이를 시작으로 8월까지 매달 새 곡을 발표한 빅뱅은 무려 4개월 간 음원차트 1위를 휩쓸며 빅뱅 파워를 과시했다.
연말 시상식 '2015 멜론어워드(MMA)'에서 대상과 '2015 M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노래상'과 '올해의 가수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후발 주자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올해 데뷔 10년을 맞은 빅뱅의 이같은 성적은 더욱 의미있었다.
싸이도 컴백했다. 싸이의 7집 앨범 '칠집싸이다'는 '강남스타일'만큼 대박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싸이표 음악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칠집 싸이다'는 공개되자마자 국내 음원차트를 올킬했고, 화려한 라인업을 내세운 수록곡들은 '줄세우기'에 성공했다.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대디(DADDY)'는 외신들의 호불호 속에서도 지난 19일자 빌보드 싱글차트 핫100에 97위로 진입했다. 빌보드 핫100에 4곡을 연속 진입시키는, 아시아가수로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수립하게 됐다. 두 곡의 뮤직비디오 역시 6천만뷰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신인그룹 아이콘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YG 보이그룹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음원차트 올킬과 음악방송 1위, 각종 시상식 신인상 등을 차지하며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자유롭고 에너지 넘치는 이미지의 아이콘은 신인 보이그룹들의 전쟁 속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다만 YG에게 걸그룹은 숙제로 남았다. 소녀시대와 더불어 독보적인 걸그룹이었던 2NE1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2015 MAMA' 무대에 완전체로 출연했지만, 오히려 박봄의 깜짝 등장은 일부 가요 팬들에게 거부감을 안겼다. 수년째 예고됐던 YG표 신인 걸그룹 역시 올해도 데뷔 소식을 전해주지 못했다.
◆JYP, 수장 박진영부터 막내 트와이스까지…빅3 명예회복
가요계 빅3 기획사인 JYP는 올 한 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수장' 박진영부터 '막내' 트와이스까지 제 몫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음원 역주행'을 쓴 백아연, 성공적으로 복귀한 원더걸스, 미쓰에이의 활약도 돋보였다.
JYP의 야심찬 카드였던 미쓰에이가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3월 말 발매된 '다른 남자 말고 너'가 음원 주간차트 2주 연속 1위와 멜론 4월 월간차트 1위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였다. 멤버 수지가 한류 스타 이민호와 열애 소식을 알려진 뒤 노래가 공개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던 상황. 수지의 열애가 자연스레 노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수장' 박진영은 의도치 않게 미쓰에이를 팀킬(?)해 화제가 됐다. 박진영이 4월 발표한 '어머님이 누구니'는 당시 1위였던 미쓰에이를 제치고 단숨에 음원차트 1위를 꿰찼다. 유튜브 조회수 1천만뷰를 돌파한 최고령 가수라는 진귀한 기록도 세웠다. 40대 댄스가수, 박진영의 '섹시한' 활약은 성적 그 이상의 많은 의미를 남겼다.
그룹 원더걸스의 컴백도 가요계의 핫뉴스였다. 유빈과 예은, 혜림, 선미 등 4인조로 지난 8월 정규 3집 '리부트'로 컴백, 건재함을 알렸다. 원더걸스는 뻔한 걸그룹의 색을 벗고 밴드로 변신, 새로운 가능성을 쐈다. 특히 멤버 유빈은 '언프리티랩스타2'에 출연하며 래퍼로서의 매력도 발산했다.
JYP의 하반기에 정점을 찍은 건 '막내' 트와이스였다. Mnet '식스틴'을 통해 '여덕'을 끌어모았고, 화제성도 두루 갖춘 이점 속에서 데뷔했다. 예상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10월 첫 앨범 'THE STORY BEGINS'로 꾸준히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됐고, '2015 MAMA'에서 첫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JYP의 차세대 대표 그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솔로들의 활약도 빛났다. 백아연은 드라마틱한 1위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월 발매된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가 무서운 역주행을 한 것.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무서운 기세로 순위가 상승, 급기야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백예린과 지소울 등도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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