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타 거포' 유망주 최승준(27)이 정든 LG 트윈스를 떠나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SK는 6일 FA 정상호의 LG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정상호는 지난달 29일 LG와 4년 총액 3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SK는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품에 안았다.
2006년 LG의 2차 7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최승준은 올 시즌 LG의 개막전 4번타자로 나섰을 정도로 큰 기대를 받았던 선수다. 2013년에는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하는 등 장타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1군 20경기에 출전, 홈런 2방을 쏘아올린 최승준은 양상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올 시즌을 1군에서 맞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8경기에 출전해 타율 7푼7리 1타점만을 기록한 뒤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퓨처스리그에서는 타율 3할2푼7리 11홈런 5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더 이상 최승준에게는 1군에서 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FA 보상선수로 LG를 떠나게 된 최승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팀을 옮기게 됐다는 것이 최승준도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보상선수가 발표된 후 가진 전화통화에서 최승준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결혼식장에서 누가 알려줘서 알게 됐다"며"축하한다길래 '뭘 축하해, 내가 결혼하냐'고 했는데, 그런 뜻이 아니었다. 그런데 축하를 받을 일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은 소위 말하는 '탈 LG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에서 뛰던 선수들이 이적 후 기량이 만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승준에게도 이번 이적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10년이나 몸담았던 팀을 떠나는 최승준에게는 이번 이적이 마냥 축하받을 일은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적이다. 최승준은 "아직 실감이 안난다"며 "LG에서 못하고 떠나 아쉬움이 크다. 잘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집이 가까워져서 좋다. 부모님이 인천에 계시니까 혼자 사는 생활은 접게 됐다"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SK는 최승준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전망. 일단 SK가 홈구장으로 쓰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 LG의 홈 잠실구장보다 규모가 작다. 그만큼 최승준의 장타력을 살리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최승준에 앞서 정의윤도 LG에서 SK로 이적한 뒤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킨 바 있다. 정의윤은 올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건너와 팀의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정의윤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3할2푼 14홈런 51타점.
정의윤의 사례는 최승준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최승준은 "(정)의윤이 형이 (SK 이적 후) 먼저 해놓은 것이 있으니까 이것저것 알려달라고 하면서 같이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이재원, 이명기, 김재현, 김성현 등 친구들도 많아서 적응하는 데는 문제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승준은 "새출발이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려야 하는데, 내가 하기 나름이라 생각한다"며 "잘하겠다"고 짧고 굵은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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