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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그로저 "홈경기는 무조건 이겨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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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4연승으로 상승세, 23일 대한항공전 또 한 차례 고비

[류한준기자]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가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올 시즌 초반 낯선 경험을 했다.

V리그 참가 후 처음으로 개막전부터 내리 3연패를 당했다. 전통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을 상대로는 1, 2라운드에서 연달아 0-3 패배를 당했다. 삼성화재가 특정팀을 상대로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연속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화재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외국인선수 교체가 꼽혔다. 지난 3시즌을 함께 했던 레오(쿠바)를 내보냈다. 팀 합류 시기가 뒤로 밀리자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레오를 대신해 그로저(독일)를 영입했다.

▲그로저 효과 분명히 있다

그로저는 개막전에 뛰지 못했다. 독일대표팀 차출 일정 때문에 지난달 20일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야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연히 세터 유광우와 손발을 맞춘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로저도 새로은 리그, 새로운 팀 적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톱클래스 실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에 걸맞은 장면을 서서히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로저는 강한 서브를 앞세워 상대 수비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경기를 치르면서 유광우와 호홉도 잘 맞아 떨어졌다.

그로저가 실력 발휘를 한 백미는 지난 18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전. 그로저는 이날 서브에이스만 9개를 기록하는 등 48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삼성화재는 OK저축은행의 6연승 도전을 저지했고 4연승으로 내달렸다.

그로저는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지 이제 1개월째다. V리그 각 팀들과 한 번씩은 다 만났다.

그는 "V리그를 경험해보니 각 팀들의 전력이 엇비슷한 것 같다"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도 우리가 종이 한 장 정도 차이로 앞서서 이긴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로저는 "매경기 힘든 승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더 코트에서 100% 힘을 발휘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유광우는 스마트 플레이어

그로저는 강한 서브와 함께 후위 공격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경기 외적으로는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그는 공격이나 서브를 성공한 다음 세리머니가 격정적이다. 물론 네트 쪽을 바라보고 하지는 않는다. 상대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알기 때문이다.

그로저는 "나는 코트에서만큼은 매우 감정적이 된다"고 웃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팀 승리를 위해서다. 임 감독과 센터 이선규는 "그로저의 이런 모습에 선수들도 자극을 받고 더 힘을 낸다"며 "레오와는 다른 방법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로저는 공격에 실패하거나 범실을 했을 때도 포즈가 크다. 코트에 무릎을 꿇거나 고개를 숙이고 혼잣말을 하기도 한다. 자기 실수에 대한 자책이다. 이선규는 "그로저가 자신의 감정 표현 방식에 대해 팀 동료들에게 먼저 이해를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그로저는 점점 손발이 맞고 있는 세터 유광우에 대해 "정말 영리한 세터"라며 "팀 합류 초반 잘 맞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서로 서로 도와야 한다. 나는 이제 20대 선수가 아니다"라고 웃었다.

그로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한 가지는 홈경기 승리다. 그는 "어떤 리그에서 뛰든 홈팬들의 성원과 응원은 나를 비롯해 함께 뛰는 동료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홈경기에서는 절대로 질 수 없다. 전쟁과 같다"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삼성화재는 오는 23일 원정 경기로 대한항공을 만난다. 대한항공도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다. 만약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잡고 5연승에 성공할 경우 상위권 순위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팀의 지난 1라운드 맞대결에선 대한항공이 3-0으로 이겼다. 지난달 1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였는데 그로저는 당시 뛰지 않았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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