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처진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여자프로배구 IBK 기업은행은 지난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1-3으로 졌다.
이정철 IBK 기업은행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단단히 뿔이 났다. 경기 결과를 떠나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김희진과 박정아가 부진한 데 대해 따금한 일침을 놓았다.
김희진과 박정아는 이날 각각 8점, 7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은 김희진이 35%, 박정아가 29.17%로 낮았다. 높이가 뛰어난 현대건설을 상대로 치른 경기라고는 했지만 블로킹 개수에서 5-15로 크게 밀렸다.
이 감독은 당시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해볼 만하면 이상할 정도로 범실이 이어진다"며 "나이가 어리다면 그렇다고 하겠지만 우승 경험도 있고 이제는 더 이상 어린 선수가 아니다"라고 질책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희진과 박정아에 대한 얘기였다.
이 감독은 "외국인선수 제도가 바뀐 첫 시즌이라 국내선수들의 비중과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이 점을 누누히 강조했고 본인들도 잘 안다. 그런데도 꽁무니를 빼고 있다"고 했다.
질타는 이어졌다. 이 감독은 "IBK 기업은행 한 팀이 아니라 한국여자배구에서 우뚝 설 수 있는 김희진과 박정아인데 이런 부분에서 너무 실망스럽다. 경기가 안풀리더라도 이를 헤쳐나가려는 절실함 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강하게 두 선수를 질책한 의도는 분명하다. 둘의 분발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IBK 기업은행은 31일 안방인 화성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상대한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다. 여기서 또 다시 덜미를 잡힌다면 올 시즌 초반 순위경쟁에서 뒤로 처질 수 있다. 이 감독이 현대건설전 패배 이후 날선 비판을 한 것도 팀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상대팀 도로공사도 급한 건 마찬가지다. 이호 감독 체제로 닻을 올린 뒤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세터 이효희와 센터 정대영 등 든든한 베테랑이 버티고 있다. 지난 3시즌 팀 공격을 책임졌던 니콜을 대신하고 있는 시크라가 주포 역할을 맡고 있는데 공격력만큼은 합격점을 받고 있다. IBK 기업은행과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대결했다. 올 시즌 아직까지 승리가 없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김희진과 박정아가 제 기량을 코트에서 보여줘야 한다. 현대건설전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IBK 기업은행이 도로공사의 시즌 첫 승 제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의 어깨에 승패 향방이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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