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괜찮아요. (민)병헌이 형이 바꿔준다고 했어요."
두산 베어스의 허경민(25)은 팀 선배 민병헌(28)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민병헌도 약속을 지킬 것을 공언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데일리 MVP에게 지급되는 타이어교환권과 관련된 얘기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5차전이 열리는 24일 창원 마산구장. 지면 탈락하는 벼랑 끝의 승부지만 허경민은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보너스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들 너무 악착같이 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허경민은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3루타 1개)를 기록하더니, NC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도 타율 3할1푼3리(16타수 5안타, 2루타 3개)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허경민은 한 번도 데일리 MVP를 받아보지 못했다. 항상 허경민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치는 동료가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박건우, 2차전에서는 민병헌, 4차전에서는 양의지가 MVP의 주인공이 됐다. 플레이오프 들어서도 니퍼트 혼자 1,4차전 MVP를 독식했다.
허경민은 "아쉬울 것은 전혀 없다. (민)병헌이 형만 믿고 있다. 병헌이 형이 타이어를 바꿔주기로 했다. 일종의 보험"이라며 "약속을 안 지키면 정말 선배도 아니다"라고 말하고 옆에 있던 민병헌을 슬쩍 쳐다봤다. 민병헌도 "얘기만 하라"며 약속을 어길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 사이 1,4차전 MVP 니퍼트가 민병헌의 앞을 지나갔다. 민병헌은 니퍼트를 보더니 "유 피치, 굿 디펜스, 타이어 체인지"라고 손짓을 섞어 말했다. 니퍼트의 등판 경기에서 허경민이 좋은 수비를 했으니 타이어를 바꿔주라는 뜻.
이에 니퍼트는 "타이어? 노 프라블럼"이라고 답하며 허경민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허경민은 해맑은 웃음을 보였다.
허경민 스스로 MVP를 차지해 타이어교환권을 손에 넣는 방법도 있다. 이를 전해 들은 허경민은 "내가 타면 부모님 타이어를 바꿔드릴 생각이다. 부모님 차가 내 차보다 더 오래 됐다"고 답했다. 팀에는 물론 부모님에게도 효자인 허경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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