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느긋하게 상대팀이 결정되길 지켜보던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와의 대결이 성사된 가운데 누구보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기다린 선수들이 있다.
이재학(25), 박민우(22), 이민호(22). 이들은 지난해 처음 경험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첫 경험에 긴장한 탓인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팀의 허무한 탈락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NC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3위를 차지, 4위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결과는 1승3패 탈락. 가장 큰 패인으로는 젊은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 부족이 꼽혔다.
이재학과 박민우, 이민호는 팀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NC가 안방에서 2연패를 당한 끝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것에는 이들의 책임도 컸다.
이재학은 1차전 선발로 나서 0.2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는 등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1.50(2이닝 7자책)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규시즌 LG에게 '천적'이라 불릴 정도로 강했기 때문에 더욱 실망이 컸다.
박민우는 4경기에 모두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하는 톱타자로 기용됐지만 침묵하고 말았다. 박민우의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타율은 7푼7리(13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수비에서도 2차전 9회초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며 결정적 점수를 내줬다.
이민호 역시 불펜의 믿을맨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4경기에 모두 등판해 3차전에서 홀드를 올렸지만 평균자책점이 22.50(2이닝 5자책)에 달했다.
스스로의 부진과 함께 팀의 탈락을 경험했던 NC의 젊은 3인방은 이번 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재학이 1차전 선발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났을 뿐, 이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민우는 여전히 톱타자로 나설 전망이며, 이재학은 선발 한 자리를 맡아야 한다. 이민호는 불펜에서 힘을 보탠다. 두산을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아기공룡'과는 거리가 먼 연차의 선수이지만 지석훈(31) 역시 지난해 처음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아쉬움만을 남겼다. 3차전까지 교체로만 출전하다 박민우의 부진으로 4차전 선발 2루수로 나섰지만, 4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백업이었던 지석훈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당당히 주전 3루수로 기용될 전망이다.
NC는 신구조화가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팀이다. 이호준, 손민한 두 투타의 최고참을 필두로 이종욱과 손시헌 등 베테랑들의 노련함과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신예들의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이재학, 박민우, 이민호에게 이번 플레이오프는 두 번째로 경험하는 포스트시즌 무대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씻어낼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과연 NC의 아기공룡들이 가을잔치에서 얼마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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