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1차전이 사실상 결승전이다.
5전3선승제의 단기 시리즈는 첫 판을 잡는 팀이 가장 유리하다. 결국 가장 자신있는 투수를 내세워 상대 타선을 틀어막는 게 일차관건이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두 오른손 투수들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절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선발 예고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선택은 다소 의외의 선택인 양훈이다. 1선발 앤디 밴헤켄을 지난 7일 SK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활용한 까닭에 '차선책'을 꺼내들었다.
니퍼트는 김 감독이 일찌감치 결정한 카드. 올 시즌 20경기서 6승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다소 기대에 못미쳤다. 시즌 개막 전부터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렸다. 골반통증, 오른쪽 어깨충돌증후군, 우측 서혜부에 줄줄이 부상을 입은 탓이었다.
하지만 시즌 후반 복귀한 뒤 예전의 모습을 되찾으며 코칭스태프를 안심시켰다. 특히 시즌 마지막 경기인 지난 2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6피안타 1실점으로 전성기 모습을 재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니퍼트의 구위가 좋고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다"며 1차선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부상공백으로 많은 시간 동안 선수단과 함께 하지 못했다. 물론 유희관이 잘 메워줬지만 역시 여러 면을 고려할 때 니퍼트가 적임"이라고 말했다.
양훈은 일종의 '깜짝 카드'다. 팀의 2선발인 좌완 라이어 피어밴드가 1차전 선발로 유력해보였지만 염 감독은 주저없이 양훈의 이름을 댔다. 그는 "요즘 구위가 무척 좋다. 시즌 막판 때도 그랬고, 요즘 연습할 때도 공이 참 좋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4월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양훈은 넥센 이적 후 몰라보게 변신했다. 한화에선 2군에서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넥센에선 16경기에 등판, 2승1패 평균자책점 1.41로 뛰어났다. 특히 시즌 마지막 등판인 지난 3일 목동 삼성전에선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5.2이닝 5피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박수를 받았다.
니퍼트는 올 시즌 넥센 상대한 3경기서 1패 9.72(8⅓이닝 9자책)로 다소 부진했다. 양훈은 두산전 3경기서 평균자책점 1.93으로 호투했다. 지난 2011년부터 5년째 두산에 몸담은 니퍼트는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자랑한다. 반면 양훈은 첫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다. 어느 쪽이든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10일 잠실에서 치러지는 두 투수의 선발 맞대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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