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팀 중에서 감바 오사카랑 광저우 에버그란데 이긴 팀은 우리가 유일하잖아요."
올해 K리그 팀들에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네 팀이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모두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8강에는 전북 현대만이 유일하게 진출했다. 전북도 8강 상대 감바에 1무 1패로 밀리며 4강행이 좌절됐다. 조별리그 2위 통과팀은 우승할 수 없다는 법칙을 씁쓸하게 확인한 것이다.
챔피언스리그는 어느 팀에게나 마약과도 같다. 참가 욕구가 생길 수밖에 없는 대회이고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에 충분하다. 4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를 치른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감바와 광저우를 K리그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이기지 않았느냐"라고 웃은 뒤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면서 팀이 더 단단해졌다. 올해 목표도 내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성남은 경기 후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주재로 선수단과 구단 직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식을 했다. 예정에 없던 회식이었다. 인천을 극적으로 이긴 것을 축하하고, 앞으로 상위 스플릿에서의 선전을 격려하는 차원이었다.
성남 관계자는 "구단주께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선수들도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3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제대로 해보자고 결의했다. 시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상, 하위 스플릿이 정리가 되면서 막바지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1위 전북 현대(68점)는 사실상 내년 챔피언스리그 한 자리를 확보했다. 2위 수원 삼성(60점)과의 승점차가 8점이고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3위 포항 스틸러스(56점)와는 12점 차이다. 5경기를 남겨뒀기 때문에 1경기만 이겨도 충분히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확정짓는다.
결국은 두 자리 싸움으로 압축된다. 수원도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스플릿 라운드에서는 매 경기 전쟁이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티켓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제주 유나이티드(46점)가 6위로 막차 탑승을 했다. 제주 조성환 감독 역시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포항과 승점 10점 차이로 현실적으로 추월이 어렵지만, 극적인 상위 스플릿 진입의 힘으로 끝까지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의 강호 포항과 아드리아노 영입 효과를 보고 있는 서울도 충분히 챔피언스리그행 티켓을 노릴 만하다. 서울은 FA컵에도 4강까지 진출해 있다. FA컵 우승팀은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받기 때문에 서울은 손에 쥔 떡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상위 스플릿에 든 6팀이 정해졌다. 더욱 화끈하게 전개될 상위권 순위 싸움으로 인해 K리그 보는 재미도 커졌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