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자백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 참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이 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에 연루된 국가대표 출신 김선형(서울SK), 오세근(안양 KGC인삼공사) 등 프로농구 선수 11명에 대해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내렸다.
KBL은 8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이날 오전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에서 발표한 승부조작 및 불법스포츠 도박 혐의에 연루된 전·현직 남자농구 선수 12명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관해 상벌규정 제24조에 의거,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재정위원회 뒤 인터뷰에 응한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12명 중 은퇴한 박성훈(전 서울 삼성)을 제외한 11명을 심의했다며 "KBL 구성원으로 등록될 때는 선수를 포함해 지도자도 마찬가지로 자격 심사를 받게 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즉 박성훈은 은퇴 후 일반인 신분이라 나머지 11명만 심사를 했다는 것이다.
가장 관심이 모아진 김선형에 대해서는 일단 정상 참작에 대한 여지를 뒀다. 김선형은 국가대표에 선발, 존스컵 대회에 참가 중 이번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 사실이 알려졌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해 7일 경찰에 자진 출두한 김선형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총장은 국가대표 신분과 관련 "대한농구협회도 이번 문제에 대해 심의를 계획 중이다. 국가대표 선발 기준에도 품위 손상 부분이 있다. KBL은 관여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선형은 대학 시절 했던 불법 스포츠도박이 문제가 됐다. 프로 입문 전인 2013년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당시 KBL이 문화체육관광부가 권고하는 항목에 따라 설문 조사를 했고 김선형은 자진 신고를 했다는 것이 KBL의 설명이다. 이 총장은 "당시 자백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참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에 합법적인 스포츠토토를 한 선수들도 있었다. 장재석과 유병훈은 설문 조사 당시 자진신고 대상자는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당시 자진신고를 했던 선수들은 집행부가 불문에 붙인 것 같다. 대학 시절 선수들 상당수가 불법스포츠 도박을 했던 것으로 확인된 이상 드래프트 이전에 조치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라고 전했다. 몇몇 선수는 당시 대학 시절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해 자진신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외에도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3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은 "경찰이 군 복무 중인 선수들에 대해 군 검찰과 협의 중이다"라며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11명 중 프로 소속으로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자를 파악했는지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 중이다. 오늘 징계를 내리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 부분이다. 혐의 사실에 따른 경중을 확정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이 총장은 기한부 출전 보류와 상관없이 선수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지난해 승부조작 혐의를 받은) 강동희 전 감독 이전부터 진행된 일이다. 개인이 저지른 행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게 어렵다. 예방책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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