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결국은 경험이다. 중동 원정이라는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승리를 낚는 데는 경험이 큰 자산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밤 레바논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이전 레바논 원정 시 뛰어봤더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이 아닌 40여km 떨어진 시돈의 사이다 국립경기장에서 경기를 갖는다.
한국대표팀의 베이루트 원정은 2013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달라진 경기장에서 레바논과 만난다는 것 자체가 또 새로운 적응을 필요로 한다. 그라운드 상태가 한국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좋지 않다는 것은 일찌감치 확인했다.
여건이 좋지 않을수록 볼 소유와 레바논 수비를 깰 패스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는 '캡틴' 기성용(26, 스완지시티)이 가장 잘하는 분야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은 A매치 75회를 소화하며 어느새 대표팀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기성용도 레바논 원정 경험이 전혀 없다. 홈에서 치른 레바논과의 두 차례 경기에서는 모두 나서 6-0(2011년 9월), 3-0(2012년 6월) 승리를 이끌었다. 2011년 11월 레바논 원정을 앞두고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2013년에는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기성용이 없는 가운데 치른 두 차례 레바논 원정경기에서 1무1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둔 한국 입장에서는 이번에는 기성용이 자리를 지킨다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앞선 라오스전에서 기성용은 안정적인 경기 조율로 8-0 대승에 일조하는 등 제 몫을 충분히 했다.
동료들로부터 레바논 원정의 어려움을 들어 잘 알고 있는 기성용은 레바논 침대축구를 파괴하는 중심에 선다. 2선 공격진으로 예상되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전북 현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을 적절하게 지원하면서 때로는 자신이 직접 슈팅까지 가담해 상대 밀집 수비를 깨야 한다.
레바논은 홈관중 열기가 상당하다. 레이저 포인터로 선수들을 위협하고 야유를 퍼붓는 것은 기본이다. 몸을 풀러 나온 원정 선수들을 향해 중동 최고의 모욕인 신발을 던지는 등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라운드도 울퉁불퉁해 볼 다루기가 쉽지 않다.
이런 레바논의 경기장 분위기는 이란 축구의 성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과 비슷하다. 기성용은 이란 원정 경험은 풍부하다. 10만명과 6만명의 광적인 응원도 경험해봤다. 레바논은 아자디 스타디움과 비교하면 애교 수준이다. 침대축구를 시도하려는 상대와 적절한 신경전도 필요하다.
기성용 스스로도 책임 의식이 강하다. 그는 "이제는 아시아 팀을 이겼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유럽, 남미와 대등하게 싸우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라며 아시아 예선에서는 확실한 승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대표팀의 강력한 엔진인 기성용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레바논 원정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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