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낯설지는 않다. 유니폼에 새겨진 소속팀, 자신의 이름과 등번호만 바뀌었다. 2012-13시즌 LIG 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서 뛰다 두시즌 만에 다시 V리그로 유턴한 오레올 까메호(쿠바)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LIG 시절 까메호가 등록명이었으나 이번에는 오레올로 변경했다. 새팀에서 뛰게 됐기 때문에 새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다.
오레올은 다가올 2015-16시즌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큰 기대를 받으며 뛰었던 2012-13시즌, 그에겐 상처가 더컸다. 소속팀도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당시 같은 쿠바 출신으로 삼성화재에서 뛰고 있던 레오와 비교해 활약도가 떨어졌다.
오레올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법했다. 쿠바 청소년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거치며 국제무대에서는 오레올의 인지도가 더 높았다. 하지만 V리그에선 달랐다.
2년이 지난 지금 오레올은 레오에게 다시 도전장을 냈다. 삼성화재의 '영원한 라이벌'로 꼽히는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서다.
오레올 영입에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공이 컸다. 최 감독은 팀 사령탑 부임 후 직접 러시아리그를 찾았다. 외국인선수 스카우트를 위해서다. 최 감독은 현장에서 오레올을 점찍었다.
오레올은 "V리그에서 상대팀 세터로 뛰던 선수가 감독이 돼 처음에는 놀랐다"며 "현대캐피탈과 계약에 합의한 다음 권영민 세터와 손발을 맞추길 기대했는데 팀에 와 보니 그가 없어 두 번째로 놀랐다"고 웃었다. 권영민은 오프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오레올은 LIG 시절 세터와 손발이 맞지 않아 고생했다. 이번에도 프로 2년 차 시즌을 맞는 노재욱, 이승원 등과 맞춰야한다. 그는 "LIG에서 뛸 때 힘들어한 부분은 맞다"며 "하지만 현대캐피칼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할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당시 시행착오를 교훈삼아 새로운 세터들과도 잘 맞출 것"이라고 했다.
LIG 시절과 차이점은 있다. 이번에는 자기 자리를 분명하게 확인했다. 당시에는 김요한과 자리를 맞바꿔 뛴 경우도 많았다. 라이트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센터 플레이도 가담했다.
오레올은 현대캐피탈에선 일단 레프트 고정이다. 최 감독은 세터로 배구를 시작한 오레올의 2단 연결 능력 뿐 아니라 수비와 리시브 능력에 초첨을 맞췄다.
문성민의 갖고 있는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오레올이 맡은 역할은 클 수 밖에 없다. 그는 "레프트가 내 포지션이라는 걸 잊은 적이 없다"고 웃었다.
오레올이 현대캐피탈 합류로 올시즌 V리그에는 쿠바출신 선수들의 경쟁이 한층 더해졌다. 4시즌 뛰게 되는 레오를 비롯해 마이클 산체스(대한항공) 시몬(OK저축은행)까지 4명이다. 오레올은 "V리그 팬들에게도 흥미가 더해진 부분일 것"이라며 "경쟁에 대한 부담보다는 나부터가 기대가 된다"고 웃었다. 그는 "산체스, 시몬, 레오 등이 함께 뛰기 때문에 더 활기찬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그는 동생 소식도 전했다. 오레올은 3형제가 모두 배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동생 오스멜 까메호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었다. 부상을 당해 시즌 도도중 다비드(헝가리)로 교체됐다.
오레올은 "동생도 V리그에서 함께 뛰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긴 하다"며 "오스멜은 현재 카타르리그에서 뛰고 있다. 다친 허리는 다 나았다. 얼마전 끝난 클럽챔피언십에서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리그에선 2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했다.
오레올은 자신의 2012-13시즌과 동생의 지난 시즌 아쉬움을 이번에는 풀어야한다. 그도 이런 상황을 잘알고 있다. 오레올은 "남은 기간 동안 세터를 비롯해 팀 동료들과 열심히 연습해서 V리그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6일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오레올 역시 선수단과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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