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첫 발을 내디뎠던 역사적인 장소 프랑스 파리에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이 FIFA 대권 도전을 알렸다.
정 명예회장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FIFA 회장 출마를 선언했다. FIFA가 처한 심각한 위기를 강조하며 차기 회장은 현재 위기 극복과 조직 개혁이라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교통 중심지인 파리가 자신의 회장 출마를 알리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것이 정 명예회장의 기본적인 판단이었다. 그러나 프랑스 출신으로 역시 FIFA 회장 선거에 뛰어든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확실한 도전 의사를 밝힌 측면이 더 두드려져 보였다.
친분이 있는 플라티니 회장이 사실상 FIFA 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정 명예회장과의 대결은 불가피하게 됐다. 플라티니 외에도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지쿠(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 회장 등이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FIFA가 없는 직위인 명예부회장까지 만들어 공로를 인정해준 정 명예회장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회장 출마에 신중을 기했던 정 명예회장은 캐나다 여자월드컵, 뉴질랜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슈퍼컵 등을 참관하며 세계 축구계 주요 인사들과 접촉하는 등 분위기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FIFA 개혁에 대한 지지 의사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정 명예회장의 주장이다.
UEFA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남미축구연맹(CONMEBOL) 등이 플라티니를 공개적으로 지지, 정 명예회장에게 쉬운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플라티니가 제프 블래터 현 회장과 밀접한 관계라는 점과 연대도 했엇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정 명예회장의 역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플라티니 회장과 블래터 회장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는 바유로 플라티니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다.
정 명예회장은 회장 출마 선언문에서 아시아 44억명, 아프리카 12억명의 인구를 거론하며 "만약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주요도시들이 유럽 축구 구단들과 견줄 수 있는 구단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축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상상해 보라"라며 새로운 미래를 강조했다.
투명성과 책임성은 정 명예회장 출마의 핵심 배경이다. 월드컵 중계권과 스폰서 확대 등으로 FIFA의 재정안정성은 좋아졌지만 불공정한 과정과 부패에 물들다보니 수익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보다 더 적다며 현재의 FIFA 부패는 블래터-플라티니 회장에게 확실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명예회장의 가장 큰 승부수는 자신이 당선될 경우 임기를 4년으로 못박았다는 것이다. 연임은 없을 것이라며 4년이면 FIFA 개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정리했다. 회장을 오래 하면 물이 고여 썩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개혁 완수 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했다. 또, 회장의 급여, 보너스 등 제반 비용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에 열린다. 총 209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된다. 개혁을 앞세운 정 명예회장의 세계축구 대권 도전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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