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도 막지 못했다…한화, 심상찮은 4연패

[한상숙기자] 3연속 완투도, 승리도 없었다. 한화의 주목받은 외국인 투수 로저스가 1위팀 삼성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로저스는 1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5피안타 5볼넷 8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7회까지는 이전 두 경기에서 보여준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으나, 8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로저스는 1회말 구자욱과 박해민, 나바로를 삼자범퇴 처리하고 쾌조의 출발을 했다.

2회 먼저 실점했다. 최형우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낸 뒤 박석민에게 볼넷, 채태인에게 중견수 쪽 안타를 맞아 1사 2, 3루에 몰렸다. 로저스가 박한이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사이 3루에 있던 박석민이 홈으로 들어와 0-1로 뒤졌다. 로저스는 이지영을 초구에 3루수 땅볼 처리하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무실점의 연속이었다. 3회말 2사 후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도루로 2루를 훔쳤으나, 나바로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최형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에 실패해 아웃카운트가 늘어났다. 박석민은 동시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채태인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화 타선이 5회초 4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로저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로저스는 호투로 화답했다. 5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한 로저스는 6회말에는 멋진 견제 솜씨까지 보여줬다.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박해민이 2루를 노리는 것을 간파하고 공을 1루에 던졌고, 박해민은 미처 귀루하지 못하고 아웃됐다.

이후 나바로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최형우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송구 실책을 범한 유격수 강경학이 호수비로 자신의 실책을 만회했다.

로저스는 7회말 박석민을 몸에 맞는 볼, 박찬도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에 처했으나, 박한이를 3루수 땅볼 유도해 1, 2루 주자를 잡아내는 병살플레이로 연결해 한숨을 돌렸다. 이어 이지영은 삼진으로 솎아냈다.

8회 고비를 넘지 못했다. 구자욱의 볼넷, 박해민의 중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로저스는 나바로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로저스는 4-2로 추격당하고 1사 1, 2루 최형우 타석에서 권혁으로 교체됐다. 권혁이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를 허용한 뒤 박찬도를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 추가 실점했다. 이어 4-3으로 쫓긴 2사 만루에서 권혁이 박한이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로저스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로저스는 1-2루간을 꿰뚫고 외야로 흐르는 박한이의 타구를 바라본 뒤 수건으로 얼굴을 감쌌다.

2경기 연속 완투했던 위력은 없었지만, 로저스는 여전히 강했다. 8회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기 전까지, 7회까지는 삼성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불펜이 로저스의 호투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패전투수가 된 권혁은 최근 3경기에서 7점을 내주며 부진했다.

결국 로저스도 한화의 연패를 끊지 못했다. 4연패에 빠진 한화는 이날 우천취소로 휴식을 취한 KIA에 밀려 6위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