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40홈런·117타점을 기록한 타자가 팀을 떠났다. 하지만 그 빈자리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강정호(피츠버그)가 없어도 '거포군단' 명성은 여전하다. 넥센 히어로즈 얘기다.
넥센은 2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에서 홈런 5방을 포함해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14-4로 크게 이겼다. 비 때문에 앞선 사흘 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천 취소로 타자들의 감이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괜한 고민이었다.
넥센 타선은 경기 초반부터 불을 뿜으며 점수를 쌓아가 SK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날 홈런 손맛을 본 타자들 중에선 윤석민이 시즌 10홈런 달성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앞으로 대포 하나를 더한다면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이다. 김민성, 박동원은 각각 시즌 9호포를 날려 역시 두 자릿수 홈런에 다가섰다.
넥센은 지난 시즌 199홈런으로 팀 홈런 부문 1위를 차지했다. 52홈런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 그리고 40홈런을 때린 강정호의 힘이 컸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올 시즌, 넥센은 초반만 해도 '거포군단' 이미지와 조금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지난 시즌 121홈런으로 팀 홈런 공동 4위였던 롯데 자이언츠가 강민호, 황재균, 최준석 등의 활발한 홈런 생산을 앞세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저력의 넥센 타선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박병호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고 유한준이 뒤를 받쳤다. 박병호는 전반기 30홈런을 치며 4시즌 연속 홈런왕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대포와 거리가 멀았던 박동원과 주전들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를 많이 얻고 있는 고종욱, 박헌도까지 심심치 않게 한 방을 날리고 있다.
넥센은 27일 현재 127홈런을 기록했다. 2위 롯데(120홈런)에 앞서 팀 홈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시즌 경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200개의 팀 홈런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KBO리그 통산 한 시즌 200홈런 이상을 달성한 팀은 지난 시즌까지 세 팀밖에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1999년과 2003년 각각 207, 213홈런을 기록했고 해태 타이거즈(현 KIA)가 1999년 210홈런, 넥센의 전신이라 볼 수 있는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 206홈런을 쏘아 올렸다. 넥센이 네 번째 200홈런 팀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넥센은 또 다른 기록에도 도전한다. 팀 최다 두 자릿수 홈런 타자 배출이다. 넥센은 박병호(30홈런) 유한준(18홈런) 김하성(13홈런) 브래드 스나이더(11홈런) 윤석민(10홈런) 등 5명이 이미 두 자릿수 홈런을 넘었다.
그 뒤를 이을 김민성, 박동원 외에도 후보가 많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택근(8홈런)도 무난하게 10홈런 이상이 가능하다. 고종욱과 박헌도(이상 6홈런)도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3명만 더 두자릿수 홈런 대열에 합류하면 지난 2009년 SK의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당시 SK는 박정권(25홈런) 최정(19홈런) 이호준(16홈런, 현 NC 다이노스) 나주환·박재상(이상 15홈런) 박재홍(현 MBC 스포츠플러스 야구해설위원)·박경완(현 SK 육성총괄)·정상호·김강민(이상 12홈런) 김재현(10홈런, 현 한화 이글스 코치) 등 10명이 두자릿수 홈런을 쳤다. 팀 홈런은 156개였다.
SK는 2003년 삼성이 기록한 7명의 한 시즌 팀 최다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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