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젊어진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경험을 쌓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이라는 시각도, 부족한 기량으로 인한 한계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LG는 30일 삼성전에서 1-4로 패했다. 총 6안타에 그치며 1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9회말 삼성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용의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29일 삼성전에서도 LG는 같은 스코어인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은 더 심각했다. 단 3안타의 빈타에 허덕인 것. 무려 6이닝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날 정도로 타선이 무기력했다. 28일 kt전에서는 0-4로 졌다. 시즌 첫 영봉패. 이날 역시 LG 타선은 안타를 3개밖에 때려내지 못했다.
최근 3경기에서 LG가 뽑아낸 점수는 2점 뿐이다. 안타도 총 12개 뿐. 3경기 평균 0.7득점 4안타를 기록 중이다. 타선이 힘을 쓰지 못하니 마운드가 제 몫을 하고 있음에도 패수만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현재 LG는 21승1무29패를 기록, 승패 마진이 시즌 최악인 -8까지 불었다.
LG의 타선에는 최근 젊은 선수들의 이름이 대거 눈에 띈다.주축 베테랑 타자들의 부상 이탈 때문. 이병규(9번)와 이진영은 햄스트링을 다쳤고, 정성훈은 발목 부상을 입었다. 박용택도 허리 통증과 사구 후유증(종아리)으로 몇 경기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익숙한 이름들이 비운 자리는 나성용, 양석환, 문선재, 백창수, 이민재 등 젊은 피들이 채웠다. 아직 젊은 축에 속하는 오지환이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였을 정도. 이들은 지난 주말 롯데와의 경기에서 폭발력을 자랑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이번주부터는 힘이 빠진 모습이다.
양상문 감독은 28일 kt전 영봉패를 당한 뒤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9일 삼성전 패배 후에는 "젊은 선수들이 좋은 투수에 적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발언에 따르면 최근 양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쌓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는 장기적으로 내다볼 때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돼 온 야수진의 리빌딩이 시급하다. 때문에 젊은 야수들이 경험을 쌓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최근 타선의 부진을 '성장통'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이유다.
하지만 리빌딩은 젊은 선수들을 무조건적으로 기용하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자연스러운 것이 중요하다. 기존의 베테랑들이 활약하는 속에서 젊은 선수 한두 명이 가세해 서서히 팀 전력으로 녹아드는 것이 이상적인 리빌딩 과정이다.
베테랑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경기를 치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경기 중 베테랑들의 경험과 기술이 필요한 상황은 분명 나타나게 마련이다. 장기 레이스를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도 경험은 꼭 필요한 요소다.
양 감독도 최근 어쩔 수 없이 진행 중인 리빌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양 감독은 "확실히 경기 분위기는 활기가 생겼다"면서도 "젊은 선수들은 잘 하는 기간이 오래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빌딩도 필요하지만 자연스러워야 한다.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이들만으로는 LG의 야수진이 강해지기는 어렵다.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 다행히 정성훈은 6월부터 1군에 합류할 수 있을 전망. 성장통과 한계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LG 타선이 앞으로 또 어떤 변화를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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