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여자축구 선수로는 미국 여자 대표팀 공격수 애비 웜바크를 꼽을 수 있다. 그녀는 '최강'이라 불린다.
미국 대표팀의 상징인 웜바크는 지난 2001년부터 미국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A매치에 무려 242경기나 출전해 182골을 성공시켰다. 세계 최강 미국 대표팀의 최강 공격수 웜바크, 미국을 상대하는 모든 팀들의 경계대상 1순위였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이런 최강 웜바크를 상대했다. 한국은 3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 레드불 아레나에서 미국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렀다.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평가전이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체크해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였다.
상대는 FIFA 랭킹 2위이자 캐나다 월드컵 유력 우승후보 미국이었다. 웜바크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미국이었다. 한국의 수비진은 이런 미국과 웜바크를 막아냈고, 한국의 수비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인했다. 월드컵에서의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은 최강이라는 웜바크를 철저히 지웠다. 골키퍼 김정미를 시작으로 김혜리-심서연-김도연-김수연으로 이어지는 포백이 이날 선발로 나섰다. 웜바크는 한국 수비에 고전하며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한국 수비는 최강자를 상대하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감이 넘쳤다.
웜바크가 침묵하자 미국의 공격진도 당황했다. 후반 14분 교체 아웃된 웜바크는 그라운드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의 끈끈한 수비력이 월드컵 본선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의 다른 공격수들도 모두 막아내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실 웜바크는 '한국 킬러'다. 한국과 미국의 가장 최근 만남은 지난 2013년 6월20일 열린 경기. 당시 웜바크는 전반에만 4골을 퍼부었다. 전반 10분, 19분, 26분, 46분, 웜바크는 한국 골문을 초토화시켰다. 당시 미국은 웜바크의 원맨쇼로 5-0 대승을 거뒀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달라졌다. 한국의 수비 경쟁력은 웜바크를 꽁꽁 틀어막을 정도로 성장했다. 2년 전 전반전에만 4골을 넣었던 웜바크를 침묵시킨 한국 수비, 그만큼 발전하고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웜바크 봉쇄는 한국에 커다란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 2015 캐나다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또 한 명의 '최강'을 만나기 때문이다. 웜바크와 함께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브라질의 마르타다.
한국은 오는 6월10일 캐나다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에는 최강 마르타가 있다. 마르타는 2002년부터 브라질 대표팀에 합류해 지금까지 91경기에 출전, 79골을 넣은 골잡이다. 그리고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무려 5회나 수상했다.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선수다.
한국은 마르타를 막아내야만 조별예선 1차전 승산이 있다. 또 16강 진출에 힘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 웜바크를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마르타 역시 막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 웜바크를 지운 한국, 다음은 마르타 차례다. 세계적인 공격수를 상대하는 데 대한 두려움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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