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해까지 넥센 히어로즈 타선을 이끈 아이콘은 'LPG'였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의 성을 딴 영문 이니셜이다. 세 선수는 나란히 3, 4, 5번 중심타선을 이뤘다. 넥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력한 클린업트리오를 꾸려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올 시즌에는 변화가 생겼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팀을 떠났다. 강정호가 빠진 넥센 타선은 자연스레 조정이 됐다. 여기에 서건창이 부상을 당해 팀 전력에서 제외되는 악재가 보태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현재 팀 사정상 클린업트리오보다는 (박)병호 다음에 나오는 타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6번과 7번타순이 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염 감독은 6번타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염 감독은 "타선의 연결을 위해서도 그렇다"며 "득점 기회를 잡았을 때 공격흐름을 최대한 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4, 5번을 맡고 있는 박병호, 유한준에 이어 나오는 타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염 감독의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이 바로 김민성이다. 그는 6번타자로 나오며 최근 팀이 치른 5경기에서 타율 6할6푼6리(21타수 14안타)로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홈런도 2개를 쳤고 10타점을 쓸어 담았다.
넥센은 이번주 전망이 밝지 않았다. 4연패를 당한 가운데 주중 3연전 상대로 삼성 라이온즈를 만났다. 지난 26일 삼성과 3연전 첫경기를 0-4로 졌고 5연패에 빠졌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타선이 터지며 힘을 냈다.
넥센 타자들은 삼성과 나머지 두 경기에서 무려 26점을 뽑았고 10개의 홈런을 생산했다. 막강한 공격력을 앞세운 넥센은 연패를 끊고 삼성을 상대로 2승 1패 위닝시리즈를 만들었다.
상승세는 이어졌다. 넥센은 2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도 경기 초반이던 1, 2회 일찌감치 타선이 터졌다. 1회 5점, 2회 3점을 내 8-0을 만들며 일찍 승기를 잡았다. 결국 9-2로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은 3연승을 거뒀다.
타자들은 찬스를 이어가며 3경기 연속 '빅이닝'을 만들었다. 김민성이 뒤를 든든히 받치자 박병호의 화력도 살아나고 있다. 27일과 28일 치른 삼성과 경기에서 홈런 손맛을 봤던 그는 이날 SK전에서도 2회 투런포를 치며 3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모처럼 홈런 몰아치기를 선보이며 3년 연속 홈런왕의 위세를 떨친 것이다.
넥센은 팀 홈런 부문에서도 75개를 기록하며 1위 롯데 자이언츠(77홈런)의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 지난 시즌 팀 홈런 1위(199개)를 차지한 저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염 감독의 의도와 기대대로 6번 자리를 맡은 김민성이 제몫을 하자 타선 전체가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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