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고도 냉정한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

[이성필기자] 알고도 방어에 실패하는 바르셀로나의 특급 'MSN(리오넬 메시-루이스 수아레스-네이마르) 라인'이었다.

FC바르셀로나는 13일 오전(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차전에서 뮌헨에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1차전 홈경기에서 3-0으로 이겼던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5-3으로 뮌헨을 물리치고 결승 티켓을 받았다.

결승행 중심에는 역시 MSN 라인이 있었다. 이들은 고비마다 골을 제조해내며 바르셀로나에 승점 3점 또는 다음 라운드 티켓을 선물했다.

이번 준결승에서도 마찬가지. 1차전에서 메시의 2골과 네이마르의 1골로 웃었던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도 뮌헨의 다득점 전략에 아랑곳하지 않고 적극 공략해 두 골을 넣으며 웃을 수 있었다.

뮌헨은 강력한 공격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바르셀로나를 압박했다. 여유로웠던 바르셀로나는 정확도 높은 슈팅으로 골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전반 7분 뮌헨의 메흐디 베나티아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침착하게 기회를 노리다 전반 15분 동점골을 넣으며 뮌헨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출발점은 메시였다. 메시는 직접 슈팅하지 않고 수아레스와 네이마르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공격을 조율했다. 수아레스가 절묘하게 뮌헨 수비라인을 깨며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순간 메시가 패스를 연결했다. 수아레스는 반대편으로 갈라서는 네이마르에게 차분히 패스를 해줬고, 네이마르가 골로 결정을 지었다. 공격적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 앞에서도 MSN은 너무나 차분했다.

전반 29분 두 번째 골도 마찬가지. 중앙선 부근에서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메시가 헤딩으로 볼을 흘렸고 수아레스가 받아 페널티지역까지 파고든 뒤 반대편의 네이마르에게 연결했다. 네이마르는 편안하게 추가골을 넣었다.

뮌헨은 이들 트리오를 묶기 위해 공간을 최대한 주지 않으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다득점이 필요해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뮌헨에게는 족쇄였다.

이날 경기 기록이 두 팀의 플레이를 대변한다. 뮌헨은 전반 12개의 슈팅 중 6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바르셀로나는 4번밖에 시도하지 않는 슈팅을 모두 유효슈팅으로 만들었다. 뮌헨은 6개의 유효슈팅 중 하나만 골로 연결됐고, 바르셀로나는 4차례 중 두 골이 터졌다. 점유율 축구를 버리고 주어진 기회에 충실했던 MSN 라인의 기민한 움직임이 낳은 결과였다.

메시는 골 사냥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뒤로 내려서 있으면서도 앞으로 들어가는 네이마르와 수아레스를 향해 전진패스로 상대의 모든 대비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단신인 메시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장기가 발휘된 셈이다.

수아레스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 양보도 바르셀로나의 두 골 제조에 촉매제가 됐다.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 이적 후 상대적으로 메시와 네이마르에 비해 비중이 줄고 골 넣을 기회도 적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두 번의 골 상황에서 모두 수아레스는 노이어와 맞섰지만 슈팅하지 않고 더 좋은 위치에 있던 네이마르에게 패스를 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었다.

네미아르는 수아레스와 메시의 헌신적인 도움에 골로 부응했다. 이들을 통해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도 아름답게 완성됐다.

올 시즌 MSN 라인이 각종 대회에서 넣은 골은 무려 114골(메시 53골, 네이마르 37골, 수아레스 24골)이나 된다. 그 어느 팀도 이들을 막기란 어려워 보인다. 결승 상대가 될 유벤투스(이탈리아)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모두 이들 트리오 봉쇄에 머리가 아프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