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배우 손현주가 온전치 못한 몸 상태에도 영화 '악의 연대기'의 촬영에 몸을 던졌던 심경을 알렸다.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악의 연대기'(감독 백운학/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둔 배우 손현주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악의 연대기'는 특진을 앞둔 최고의 순간에 사람을 죽인 최반장(손현주 분)이 자신이 저지른 살인사건의 담당자가 되어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면서 더 큰 범죄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다. '숨바꼭질'로 스크린 흥행의 맛을 본 손현주,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잡았던 영화 '끝까지 간다'의 제작진이 만나 기대를 얻고 있다.
영화 촬영 전 갑상선암 수술을 했다고 밝힌 손현주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영화 촬영 일정을 미뤄준 동료 배우들과 감독 및 제작진에게 특별히 고마워한 바 있다. 영화에서 손현주는 건강 상 문제를 겪었던 배우라는 생각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해 연기를 펼쳤다. 용의자를 뒤쫓는 질주 장면부터 거친 액션까지 실감나게 소화했다.
손현주는 "작년 5월에 들어갔어야 하는 작품인데 제 몸 때문에 다들 기다려줬다. 그것에 대해 마동석, 박서준, 최다니엘, 스태프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사실 스태프들은 대단히 바쁜데 어쩔 수 없는 입원으로 한 달이 미뤄졌다. 로케이션 촬영을 먼저 들어가고 세트 촬영을 진행해야 했는데 세트부터 들어가야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몸이) 온전했다면 이상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좋아서 선택한 것을 누구 탓을 하겠냐. 내가 선택했던 것을 끝까지 마무리짓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를 쫓아 골목을 뛰어가는 장면 등 신체에 무리가 갈 법한 장면을 직접 소화한 것에 대해선 "요새 관객 분들의 눈높이가 굉장히 높아져서 설렁 설렁 뛰면 다 티가 난다. 슛 들어가면서는 '내가 아픈 것이지 관객들이 아픈 것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으로 연기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카메라 헤드에 몸을 부딪혀 인대가 파열되는 등, 촬영 중에도 손현주의 고군분투는 이어졌다. 그는 "다행스럽게도 골절상은 안 입었다. 다시 잠깐 쉬고 촬영을 이어갔다"며 "촬영에 들어가게 되면 앞뒤를 안 가리는 면이 있는데, 제 문제이기도 하다"고 알렸다.
"얼굴이 평범하다보니 요령을 피우면 다 드러난다"고 웃으며 말을 이어간 손현주는 "남들보다 더 뛰어야 '쟤가 뛰는구나' 한다"며 "대충 뛰는 역할은 잘 안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몸이 힘든 것보다 더 고됐던 것은 극 중 곤란한 상황에 처해 가장 친한 동료에게도 속내를 알릴 수 없는 최반장의 심리였다. 손현주는 "제일 힘들었던 것은 말 그대로 누구도 (최반장을)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최창식 반장에게도 순수한 젊은 형사 시절이 틀림없이 있었는데, 세월이 가다 보니 때가 묻고 타락한 것"이라며 "그 때를 때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 잘못된 최반장의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악의 연대기'는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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