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977년생인 송신영(넥센 히어로즈)은 팀내 투수들 중 프로 경력이 가장 많다. 야수 쪽을 포함해도 그렇다.
나이도 가장 많다. 마흔을 바라보고 있는 투수가 중간계투에서 보직을 바꿔 선발 한 자리를 꿰차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송신영은 마운드 위에서 베테랑의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
송신영은 2015 KBO리그 개막 후 지금까지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제몫을 하면서 승리를 챙겼다. 잘 나가는 송신영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3연승 도전에 나선다.
이번 등판은 중요하다. 송신영이 승패를 떠나 LG전에서도 5이닝 이상을 소화해준다면 팀의 선발 로테이션은 한층 더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항상 강조하는 '선발 투수진 셋업'이 틀을 완성해갈 수 있는 것이다.
송신영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 준비를 시작했다. 예년과 달리 투구수를 늘렸다. 염 감독은 5선발 자리를 놓고 송신영과 금민철을 저울질했다.
송신영을 선택한 이유는 제구력 때문이었다. 염 감독은 "선발진이 완전히 꾸려지지 않은 가운데 그래도 좀 더 안정적인 (송)신영이가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금)민철이가 신영이보다 나이도 어리고 힘도 좋긴 하지만 볼넷이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영이 부상을 당해 캠프에 함께 가지 못한 부분도 송신영 선발 카드를 꺼낸 이유 중 하나다. 염 감독은 "신영이는 앞으로도 선발 등판시 100구까지는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그는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는 각각 99구(4월 19일 KIA 타이거즈전)와 92구(4월 25일 kt 위즈전)를 던졌다.
송신영을 만난 취재진은 제구력 유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평소에 공을 많이 던지면 된다"며 웃었다.
그는 "선발 준비가 오히려 더 힘이 든다"고 했다. 아무래도 등판 간격이 거의 정해져 있는 1~3선발이 아닌 5선발 자리에 있는 것이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염 감독은 "신영이는 중간계투로 많은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구종도 다양하고 제구력도 있기 때문에 선발 유형에 더 가깝다"고 했다.
베테랑 송신영에게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는 누굴까. 그는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장성호(kt)"라며 "어떤 공을 던져도 다 처내더라. 구종에 대한 고민 없이 그냥 막 던지는게 오히려 더 낫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마운드에 올랐지만 올 시즌 찾아온 선발 이무는 송신영에게도 놓치기 아쉬운 기회다. 그는 "뻔한 얘기 같지만 매 등판하는 경기, 그리고 한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려 한다"며 "투구에 앞서 손에 쥔 공과 이야기를 한다고 해야 하나. '타자가 공을 때려내도 빚맞아라'는 식으로 주문을 건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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