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9경기만의 첫 홈구장 승리, 6경기 만의 시즌 3승. kt 위즈의 달콤한 승리 하이파이브 뒤에는 1승에 대한 선수단의 간절한 의지가 원동력이 됐다.
kt는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모든 게 척척 맞아떨어졌다. 선발 정대현은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며 승리의 초석을 닦았고, 타선은 귀중한 선취점과 추가점을 올리며 투수진을 지원했다.
하지만 승리의 가장 큰 주역은 누가 뭐라해도 장시환이었다. 2-0으로 kt가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4회초 2사 만루에서 정대현을 구원한 그는 경기 끝까지 마운드를 고수하며 팀 승리를 거의 혼자서 지켜냈다. 5.1이닝 동안 삼진을 5개 솎아내며 3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 kt의 창단 홈 첫 승은 물론 자신의 프로 데뷔 첫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이날 장시환은 시속 150㎞를 넘나드는 위력적인 강속구를 시종 뿌리면서 SK 타선을 압도했다. 급히 마운드에 오른 4회 2사 만루서 김성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그는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몰린 5회 무사 1,2루서 박정권을 유격수 병살타, 이재원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에도 그의 역투는 빛났다. 6회 2사2루서 조동화를 삼진처리하는 등 SK 강타선을 줄기차게 잡아냈다. 9회 2사 뒤 마지막 타자 김성현을 삼진으로 처리한 순간 1루쪽 kt 관중석에선 그의 이름이 우렁차게 울려퍼졌다.
천인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7년 2차1라운드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그는 이후 히어로즈와 넥센을 거치며 지난 겨울 kt에 합류했다. 이 사이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는 등 프로 9년차의 중고참이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한 번도 승리의 단 맛을 보지 못했다. '빠른 공을 가졌지만 제구가 불안하고 변화구가 단조롭다'는 평가가 선수생활 내내 따라붙은 그는 주로 2군에 머물며 눈물젖은 밥을 먹었다. 가장 많이 1군 무대를 경험한 2012년에는 21경기서 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kt 유니폼을 입은 올 시즌에도 그는 불펜의 여러 투수 중 하나로면 여겨졌다. 그러나 마무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조범현 감독에 의해 최근 임시 소방수 자리를 맡더니 이날은 경기의 2/3를 혼자서 소화하며 귀중한 승리를 지켜낸 것이다.
이날 경기를 반드시 이기겠다는 kt 덕아웃의 의지가 밑바탕에 깔렸음은 물론이다.
장시환은 경기 뒤 "프로 데뷔 첫 승이라서 좋고 홈 첫 승이라서 좋다. 구위가 생각보다 좋아서 직구를 많이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장시환은 투구수 69개를 기록했다. 이닝당 10개 정도의 효율적인 투구였다. 그는 "생각보다 공은 많이 던진 것 같지 않다. 이닝수가 많았지 공 갯수는 적당한 것 같다. 몸상태는 괜찮다"고 말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선발 정대현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잘 해줬고, 뒤이어 나온 장시환도 게임을 책임져줬다"며 이날 마운드를 지킨 두 투수를 두루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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