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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정주연 "잔잔하게 스며들듯"(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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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친해지고 나니 내숭 없이 편했다"

[권혜림기자] 영화 '스물' 속 철없던 주인공 치호(김우빈 분)가 뼈 아픈 사랑을 배울 수 있었던 데에는 사랑보단 꿈이 소중했던 동갑내기 연인 은혜(정주연 분)의 덕이 컸다. 묘한 매력으로 제멋대로인 치호를 쥐락펴락했던 은혜의 모습은 관객들의 눈에도 인상 깊게 남았을 법하다.

은혜 역을 연기한 신인 배우 정주연은 '스물'(감독 이병헌/제작 영화나무)을 통해 힘찬 도약을 시작했다. 그간 주로 드라마에서 연기를 펼쳤던 그는 저예산 영화 '차이나블루'(2012)를 통해 본격적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지 3년 만에 상업 영화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스물'은 '인기만 많은 놈' 치호,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분),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분), 세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정주연은 스타가 되길 꿈꾸는 신인 여배우 은헤 역을 연기했다. 은혜는 우연히 만난 치호와 연인이 되는 인물인 동시에 한없이 가볍기만 했던 치호로 하여금 아픈 사랑을 알게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정주연은 "이병헌 감독님이 제 캐릭터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 주셨다"며 "발랄함도 있지만 성숙한 모습이 엿보이는, 상반된 감정을 요구하셨다"고 알렸다. 이어 "'스물' 속 캐릭터들 중 은혜는 가장 성숙한 인물"이라며 "치호를 좋아하지만 마냥 행복하고 발랄하기보다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피곤함이 많이 묻어나는 캐릭터였다"고 덧붙였다.

"은혜는 어떤 면에선 나쁜 여자에요.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 자체가 유쾌하고 발랄하고 재밌어서 촬영장의 분위기 역시 그랬어요. 배우들이 모두 또래이거나 동갑이라 금방 친해지기도 했고요. 감독님도 젊은 분이라 배우들과 더 무리 없이 소통하셨던 것 같아요."

극 중 성공을 위해 거침 없이 달려가는 은혜의 모습에 남다른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묻자 정주연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은혜의 선택은 영화에서 결국 치호와 상반된 상황, 은혜만이 가지고 있는 쓸쓸함을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답했다.

"본인이 생각한 길로 빠르게 간 결과 은혜는 화장품 광고도 찍는 성공한 스타가 되잖아요. 극 중에서 쓰인 광고 사진을 촬영 할 때 감독님은 '행복하거나 뭔가 만족스럽거나 목표를 이뤘다는 표정보다는 텅 비어있고 공허한 느낌을 줬으면 한다'고 요구하셨어요. 청춘의 성숙을 그리기 위해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셨던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상대 배우였던 김우빈과는 침대에서 통통 튀는 애정신을 소화하기도 했다. 은혜가 치호를 향해 "주둥이 가져와"라는 대사를 툭 던지는 장면은 관객들 사이에서도 자주 회자됐다. 이 장면에 대해 정주연은 "저 역시 무척 좋아하는 장면"이라고 말하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김우빈과 저 모두 말수가 적어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정주연은 "둘 다 말을 하기보단 듣는 것을 잘 하는 성격이었다"며 "친해지고 나니 서로 내숭 없이 털털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MBC 드라마 '폭풍의 연인'과 '오로라 공주', MBC 드라마넷 '태양의 도시' 등에서 연기력을 다졌던 정주연의 얼굴은 안방 극장 시청자들에게 조금은 친숙하다. 상업 영화 작업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것이 처음인 그에게 영화는 새롭고도 욕심 나는 작업이었다.

"드라마는 시간 싸움이잖아요. 빨리, 또 정확히 찍어야 하니 밤샘 작업도 많고 체력도 크게 소모돼죠. 상업 영화는 시스템이 너무 달랐어요. 이렇게 큰 규모의 영화에는 처음 출연했는데, 오히려 준비를 하지 않은 장면에서 날 것 그대로의 것이 잡혀 좋은 반응을 얻을 때도 있더라고요. 영화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 영화 작업을 많이 하고 싶어요. 이제 막 영화의 재미를 알 것 같은데 촬영이 끝나 아쉽기도 했죠.(웃음)"

영화 작업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정주연은 스크린을 누비며 액션 연기를 펼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 '도둑들'의 전지현처럼 강하고 유쾌한 액션 연기를 펼치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러브라인도 좋지만, 가녀리기만 하거나 남자 캐릭터를 받쳐주기만 하는 배역보다는 캐릭터를 독자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고 싶어요. 최근 앤 해서웨이의 인터뷰를 보고 공감한 대목이 있었어요. 영화 '인터스텔라'가 좋았던 이유로 러브라인이 없고 여자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을 꼽았더라고요. 큰 비중이 아니어도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다른 신인 배우들과 비교해 본인만이 가진 매력을 꼽아달라고 주문하자 정주연은 "주변에서 '처음부터 튀기보다는 갈수록 눈이 깊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 그것이 나의 장점이구나' 생각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제 나이 때 누릴 수 있는 경험과 배움을 겪으며 20대를 잘 보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여유로움과 차분함, 성숙함을 얻게 됐어요. 화려하고 오밀조밀 예쁜 배우들도 많지만 저는 갈수록 빛이 생겨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잔잔하게, 강렬하지는 않아도 운명처럼 스며들듯 오래 연기를 하고 싶어요."

영화 '스물'은 지난 3월25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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