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아두치 좀 들어오라고 해."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3월 29일 사직구장에서 kt 위즈와 시즌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홈팀 롯데 선수들은 원정팀 kt에 앞서 먼저 경기전 연습을 마쳤다.
그런데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외야수)는 따로 지시를 받지 않았는데도 번트 훈련에 이어 티배팅까지 실시했다. 덕아웃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던 '안방마님' 강민호가 그런 아두치를 보고 훈련이 끝났다는 걸 알렸다. 마침 타격 연습을 마치고 들어오던 손아섭은 다시 발걸음을 아두치쪽으로 돌렸다.
동료들의 주문에도 아두치는 기어코 티배팅을 마쳤다. 이 장면을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싱글벙글이었다. "저렇게 열심히 연습하고 경기에서도 열정적인 선수는 드물다"고 했다. 하지만 걱정도 했다. "너무 열심히해서 부상을 당하면 큰일"이라고 했다.
말이 씨가 됐을까. 아두치가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구단은 아두치가 허리디스크 통증으로 앞으로 2주 동안 재활을 한다고 알렸다.
아두치는 앞서 치르 4경기에서 롯데 타선에 활력소 노릇을 충분히 했다.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6득점에 출루율도 4할5푼으로 높다. 공수주 모두 만점 활약을 보여줬다.
이런 아두치가 덜컥 빠지니 시즌 초반 롯데 타선이 허전해질 수 밖에 없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열심히 뛰다 보니 허리쪽에 무리가 온 것 같다"며 "크게 우려할 수준의 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아두치가 빠졌지만 이 감독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있는 선수들을 잘 활용하겠다"며 "외야 주전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아두치의 부상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롯데는 4일 아두치를 대신할 야수 자원을 엔트리에 올리지 않고 심수창(투수)을 등록했다. 김대우, 김민하, 김문호, 이우민, 하준호 등 외야 경쟁자들로 아두치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복안인 것이다.
롯데는 4일 기준으로 4승 1패를 기록하며 시즌 초반 순항 중이다. 그러나 박종윤에 이어 아두치까지 빠지면서 타선의 힘이 빠져 보인다.
이 감독은 "둘이 부상으로 빠진 부분은 아쉽긴 하지만 다시 되돌린 순 없지 않는가. 기존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긍정적으로 보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4일 두산전은 우천으로 순연됐다. 전날 5-0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박종윤과 아두치 없이 당분간 경기를 치러야 하는 롯데 입장에서는 고마운 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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