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들이 대표팀 경기를 치르고 돌아오면 보통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첫 번째는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돌아왔을 때 나오는 증상, 자신감 상승이다. A매치 데뷔전을 잘 치렀다는 자신감이 그 선수의 가치도 끌어 올린다. 이런 가치와 자신감의 상승은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이어지게 된다. 더욱 큰 선수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두 번째는 대표팀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돌아왔을 때 나오는 증상, 자신감 하락이다.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다. A매치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해 부진한 플레이를 선보이고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이런 하락세는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이어지게 된다. 오랫동안 슬럼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북 현대의 미드필더 이재성이 A매치 데뷔전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전북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가 그의 국가대표 데뷔전이었고 31일 열린 뉴질랜드전이 두 번째 경기였다. 그렇다면 이재성은 어떤 증상을 보이고 있을까.
이재성은 '압도적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를 꼽으라면 단연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우즈베키스탄전에 선발로 나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뉴질랜드전에서는 천금의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가히 이재성의 무대였다. 이재성은 백넘버 17번을 달고 뛰어 '제2의 이청용'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한 이재성은 정말 좋은 활약을 했다. 이재성은 많이 보지 못했지만 (살폈던 경기 중) 우즈벡전이 가장 잘했다고 평가해도 좋을 경기였다.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고 결정력도 잘 보여줬다"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뉴질랜드전이 끝난 후 만난 이재성은 "'제2의 이청용'이라는 평가에 감사하다. 그리고 이런 평가로 큰 자신감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책임감도 생겼다. 앞으로 감독님이 원하는 모습을 더 완벽히 수행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자신감 상승이라는 증상을 품게 됐음을 전했다.
이제 업그레이드된 이재성의 힘이 전북으로 향한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절대 1강'이라 평가 받고 있는 팀이다. 최고의 팀에 한 단계 더 성장한 이재성의 힘이 더해지는 것이다. 그만큼 전북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A매치 휴식기 전 치른 마지막 경기, 지난달 22일 전북은 인천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득점을 하지 못한 전북이다. 이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A매치 휴식기 동안 공격적 조합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 밝혔다.
최 감독은 "공격 쪽에서 전개해 나가는 장면, 찬스를 만드는 장면을 더 확실하게 훈련을 해야 한다. 이동국도 부상에서 회복했고, 공격 쪽에서 더 좋은 조합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욱 강력한 공격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전북은 최강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 이동국이라는 '판타스틱4(F4)'는 이미 K리그 최강이다. 여기에 대표팀에서 성장한 이재성이라는 또 다른 공격 옵션이 가세한다. 절대 1강 전북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다. 바로 '이재성 효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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