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서울 이랜드FC의 잔칫상에 고춧가루 한 숟갈을 뿌린 FC안양의 김선민은 당돌했다.
FC안양은 29일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레울 파크에서 열린 이랜드FC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김선민은 안양이 0-1로 뒤지던 후반 4분 그림같은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작렬, 홈에서 창단 첫 경기를 치른 이랜드의 승리 기쁨을 앗아갔다.
김선민은 울산 현대에서 임대 이적해 온 선수다. 울산에서는 측면 공격수로 뛰었지만 안양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며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호쾌한 왼발 골은 그가 공격 재능이 충분함을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김선민은 이랜드FC의 경기력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롱킥을 많이 한다. 최전방 라이언 존슨을 향해 공중볼을 띄워 경합을 시키더라. 경기장도 유럽 분위기였고 감독님도 유럽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라며 이랜드의 경기력이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냉정한 평가를 했다. 이어 "공중볼이 위협적이긴 했다. 그래도 이런 축구를 하면 안 된다. 많은 팬이 관심을 갖는데 이런 경기를 좋아할지는 의문이다"라며 거침없이 말했다.
이랜드FC는 공식 서포터가 없다. 이날 안양의 원정 팬이 경기장 응원을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안양의 홈 경기라고 해도 될 정도였다. 그는 "우리가 원정이었지만 홈구장으로 생각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팬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라며 웃었다.
동점골 장면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했다. 그는 "골키퍼 김영광이 나온 것을 보고 킥을 했다. 이랜드 수비가 뒤로 물러서 있었다. 이우형 감독님이 전반을 마치고 과감하게 슈팅을 하라고 했는데 그것에 따른 이 적중했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랜드와는 올해 2번 더 겨룬다. 김선민은 "오늘 이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 우리 홈에서는 2-0으로 이길 수 있다. 내가 1골 1도움을 하겠다"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원소속팀 울산에 대한 애증도 숨기지 않았다. 김선민은 윤정환 감독 부임 후 동계 훈련에서 체력테스트 1등을 할 정도로 좋은 기량을 보여줬지만 안양에 임대됐다.
그는 "내 의사보다는 울산이 날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단 안양이 승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가 생겼다. 경기를 잘해서 윤정환 감독님이 나를 안양으로 보낸 것을 후회하게 만들겠다. FA컵에서 울산을 만난다면 꼭 꺾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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