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김선규는 올 시즌 LG 트윈스의 불펜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다. 최강에 근접해 가고 있는 LG 불펜이지만 마땅한 사이드암 요원은 없는 상태다.
LG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는 투수가 바로 김선규다. 김선규는 150㎞에 육박하는 빠른공에 각도 큰 커브 등 공략하기 쉽지 않은 공을 갖고 있다. 그동안은 좋은 공을 갖고도 타자와의 승부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던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김선규 스스로도 절치부심하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것에서도 벗어나 쾌조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김선규에게 양상문 감독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양 감독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김선규의 불펜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다른 투수들에게도 원포인트 지도를 하거나 사기를 북돋우는 말을 건네는 양 감독이지만 김선규에게는 특별히 관심을 쏟는 모습이었다.
김선규가 커브를 던지던 때였다. 양 감독은 김선규를 부르더니 직접 타석 앞으로 걸어나가 김선규 커브의 궤적을 손으로 그렸다.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오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휘는 궤적이었다.
이어 양 감독은 "네 커브가 이렇게 들어온다. 타자 입장에서 치기 쉽겠나 안 쉽겠나"라고 물은 뒤 "그러니까 너무 바깥으로 빼려고 하지 마라. 가운데로 던져도 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선규의 커브를 칭찬함과 동시에 소극적 승부를 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 것이다.
계속해서 김선규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던 양 감독은 불펜에 스트라이크 존을 표시해 놓은 좌우 라인을 가리키며 "선규는 절대 라인 밖으로 던지지 말고 안으로만 던져"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불펜에서도 자신감 있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찔러넣는 투구를 펼치라는 뜻이었다.
김선규도 자신감이 붙은 듯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연일 호투를 펼쳤다. 4경기에 등판해 6.1이닝을 던지며 1실점, 평균자책점 1.48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특히 볼넷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정규시즌에서도 볼넷만 줄인다면 충분히 불펜 필승조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며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열심히 하고 있고, 운동도 많이 했다. 잘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만큼이나 김선규 스스로도 자신감에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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