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강속구 사이드암 투수 김선규(29)가 LG 트윈스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까.
김선규는 21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도중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양상문 감독은 김선규를 경기 MVP로 선정해 격려했다.
양 감독이 김선규를 MVP로 꼽은 것은 올 시즌 김선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 사실 이날 경기 최고의 수훈 선수는 선발로 등판해 4.2이닝 무실점을 기록, 팀의 4-1 승리를 이끈 장진용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양 감독은 김선규에게 MVP의 영예를 돌렸다.
김선규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LG 불펜의 거의 유일한 사이드암 투수이기 때문. 삼성과 함께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 LG 불펜이지만 믿을 만한 사이드암 요원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완 이동현과 정찬헌, 좌완 신재웅과 봉중근 등 좌우 밸런스는 잘 갖춰져 있는 상황. 수준급 사이드암만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
김선규는 2010년 SK에서 트레이드된 이후 매년 LG의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곤 했다. 2013년 29경기에서 2승1패3홀드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드러내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19경기에 등판해 3패1홀드 평균자책점 7.13의 성적에 그쳤다.
김선규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공을 던진다. 사이드암으로서 최고의 무기인 강속구를 보유한 것. 투구폼도 지저분한 편이라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제구가 불안해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다 결정타를 허용하거나 볼넷을 내주는 패턴이 반복됐다.
LG는 최근 몇 년간 부쩍 마운드가 강력해졌다. 10년 간의 암흑기를 청산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강한 마운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사이드암 투수는 크게 활약하지 못했다. 우규민과 군입대(공익근무)한 신정락이 선발로 활약했을 뿐, 불펜에서는 눈에 띄는 사이드암 투수가 없었다.
불펜에는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이 있는 것이 좋다. 승부처에서 상대 타자의 특성에 맞춰 불펜 운용을 할 수 있기 때문. 그런 이유로 LG도 불펜을 지킬 사이드암 발굴에 애를 써왔다. 신정락을 불펜으로 활용하기도 했고, 신승현을 FA 보상선수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선규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전히 LG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사이드암 투수는 김선규다. 양상문 감독도 기대치를 듬뿍 담아 야쿠르트전서 호투한 김선규를 MVP로 선정했다. 올 시즌 김선규가 최강으로 거듭나고 있는 LG 트윈스 불펜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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