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아시안컵 결승에서 한국을 물리치고 우승한 개최국 호주의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는 2017 러시아 컨페더레이션스컵(대륙간컵, 이하 컨페드컵) 출전권을 획득했다는 점이다.
컨페드컵은 월드컵 1년을 앞두고 이전 대회 우승국과 각 대륙 선수권 우승팀, 개최국 등이 모여 치르는 미니 월드컵이다. 월드컵 개최국은 본선 1년 전 컨페드컵을 치르며 대회 운영 등을 점검하게 된다.
한국은 지난 2001년 한일월드컵 당시 개최국 자격으로 컨페드컵에 나선 적이 있다. 프랑스에 0-5로 패한 뒤 멕시코와 호주를 각각 2-1과 1-0으로 이겼다. 당시 1998 프랑스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를 만나 대패를 당한 것이 이후 한국 축구에 큰 자산이 됐다. 한국 축구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힘을 키워서 4강 진출이라는 신화를 일궈냈다.
호주는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서 한 단계 도약할 확실한 기회를 얻게 됐다. 세계 정상권 팀과의 A매치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컨페드컵 참가는 축복이나 다름없다. 2017년 대회는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국 독일과 개최국 러시아의 참가가 확정이다. 유럽은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출전국이 결정되고 아프리카는 다음 달 초 종료되는 네이션스컵에서 가려진다.
북중미와 남미는 올여름 예정된 골드컵과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우승팀이 컨페드컵 티켓을 얻는다. 참가국들의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호주로서는 러시아 월드컵 대비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다.
당장 지난 2013년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드컵 참가국만 살펴봐도 대회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개최국 브라질을 비롯해 스페인(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 자격), 이탈리아(유럽), 멕시코(북중미), 우루과이(남미), 나이지리아(아프리카), 타히티(오세아니아), 일본(아시아) 등 8개국이 나서 힘겨루기를 했다.
물론 호주는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을 끝내놓고 컨페드컵에 출전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는 가정 하에 컨페드컵 참가는 그야말로 최고의 축복이다. 미리 개최 도시의 날씨와 경기장 분위기 등에 적응하며 월드컵 본선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참가국들의 전술 성향 파악으로 세계축구의 흐름에도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이 결승에서 호주에 패한 것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놓친 것 못지않게 컨페드컵 참가가 좌절된 아픔이 크다.
컨페드컵 출전에 따른 수익도 짭짤하다. 아시안컵은 우승컵밖에 없지만, 컨페드컵은 조별리그만 치러도 170만 달러(약 18억4천만원)를 손에 넣는다. 4위가 250만 달러(약 27억원), 3위 300만 달러(약 33억원), 2위 360만 달러(약 39억원), 1위 410만 달러(약 45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대회 출전 비용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두둑한 보너스까지 받으면서 양질의 A매치를 최소 3경기는 치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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