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첫 경기에 대한 부담을 떨친 축구대표팀이 순항 준비를 마쳤다.
한국은 10일 오만과의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1-0 승리로 장식했다. 쿠웨이트를 4-1로 대파한 호주에 골득실에서 밀려 2위로 출발했지만 두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
오만전을 승리로 출발한 축구대표팀의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다. 쉽지는 않지만, 우승을 목표로 출발했다. 당연히 오만전은 100%의 전력이 아닌 적당히 힘을 빼고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이 끝난 뒤 "대회를 길 게 볼 때 1-0으로 근소하게 이기고 어렵게 경기한 게 오히려 5-0 대승을 거둔 것보다 낫다. 모두의 시선이 우리에게 쏠리고 우승 후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 차근차근 실수를 통해 배우면서 단점을 보완하게 된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본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생각도 일치한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첫 경기라서 압박감이나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다. 원하는 플레이를 100% 하지는 못했지만 2, 3차전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다"며 '슬로스타터'가 큰 문제가 아님을 강조했다.
월드컵처럼 첫 경기부터 전력을 다해야 하는 대회와 달리 아시안컵은 한국이 상대로부터 심각한 도전을 받는 대회다. 당연히 모든 신체 사이클이나 조직력 완성도가 8강 이후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절묘하게도 대진 순서도 서서히 힘을 쏟게 배치됐다. 오만과 스타일이 유사한 쿠웨이트전을 치르고 나면 호주와 3차전에서 만난다. 0-1로 밀리자 거친 태클 등으로 위해를 가했던 오만을 통해 쿠웨이트전의 해법도 함께 찾은 셈이다.
오만과 쿠웨이트는 이겨야 본전, 지면 심리적 압박이 큰 상대다. '선 수비 후 역습'이라는 뻔한 전술을 들고 나와 굳이 좋은 축구를 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경기에 전력을 쏟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안배를 통해 서서히 올라가 토너먼트부터 본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컨디션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시간과 경기 경험이 필요함을 확인시켜줬다. 유럽파는 시즌 중 합류했고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자원들은 시즌 종료 후 몸이 덜 완성된 상태로 왔다. 경기를 치르면서 극복이 필요한 부분이다. 1-0 승리라는 결과가 내용보다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한국의 목표는 단순히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다. 8강 이후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경기를 치를수록 서서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 조급할 필요가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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