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 모든 구단의 감독 선임이 완료됐다. 40대 감독이 다시 중심 세력으로 등장했다.
12일 제주 유나이티드는 박경훈 감독의 자신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령탑에 조성환(44) 2군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12개 구단 중 유일하게 비어있던 감독 자리가 채워졌다.
이로써 클래식의 최고령 사령탑은 최강희(55) 전북 현대 감독으로 확정됐다. 그 뒤를 김학범(54) 성남FC 감독, 윤성효(52)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잇고 있다. 이들 세 명은 50대 3인방으로 분류됐다.
40대 감독의 최고봉에는 김봉길(48)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자리 잡았다. 김 감독과 친한 황선홍(4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그 밑이다. 조성환 제주, 서정원 수원 삼성, 노상래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44세 동갑내기로 허리 쯤에 해당한다. 최용수(41) FC서울, 윤정환(41) 울산 현대, 조진호(41) 대전 시티즌 감독이 40대 초반의 기수들이고 남기일(40) 광주FC 감독대행이 막내 역할을 한다.
감독 간의 역학 관계를 따져보는 것도 흥미롭다. 40대 감독 대부분이 1990년대 현역 생활을 했다. K리그 새내기 사령탑인 노상래, 조성환, 윤정환 감독에 챌린지(2부리그)에서 조진호 감독, 남기일 대행이 올라오면서 젊은 지도자들의 싸움이 흥미롭게 됐다.
'절친' 최용수, 조진호 감독의 겨루기가 눈길을 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대표팀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대표적인 기업구단과 시민구단의 '빈부더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늘 붙어다니는 두 감독은 현재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진행중인 지도자 최고 자격증인 P(프로페셔널) 라이센스 공부를 함께 하고 있다.
1994년 말 유공 코끼리(현 제주 유나이티드)를 맡아 1998년까지 지도했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제자들인 조성환, 남기일, 윤정환 감독의 활약도 눈여겨 봐야 한다. 패스 축구로 대표되는 '니포 축구'의 진정한 계승자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2009년 전북 유스팀 영생고 창단 시 초대 감독을 역임했고 전북에서 수석코치를 지냈던 조성환 감독은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전북 이철근 단장은 "영생고 감독 시절 욕심이 많았고 참 잘했던 지도자다"라고 전했다. 대전 조진호 감독도 "책임감이 있고 카리스마도 넘치는 지도자다"라며 조성환 감독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1995~1998년 전남에서 함께 생활했던 김봉길, 노상래 감독 간 겨루기도 볼거리다. 둘 다 공격수로 전남의 전방을 책임졌다. 노 감독은 김봉길 감독이 1995년 전남으로 이적해 올 당시 신인이었고 은퇴를 함께 했다. 묘한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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