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주전 유격수 강정호 없이 2015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강정호는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넥센 구단은 일찌감치 강정호의 해외진출을 허락한 상황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강정호는 올 시즌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유격수 최초 40홈런 고지에 오르는 등 장타력을 과시하며 박병호, 유한준과 함께 팀 타선의 클린업트리오로 든든한 역할을 했다.
따라서 강정호가 팀을 떠날 경우 그만큼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팀 입장에선, 그리고 염경엽 넥센 감독에게 그의 빈자리를 최소화하는 게 우선 과제로 다가왔다.
염 감독은 '가을야구'를 마친 뒤에도 쉴 틈이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치른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그는 대만으로 건너갔다. 유망주 캠프를 직접 찾아 선수들을 살폈다.
귀국 후에도 연일 계속된 인터뷰 요청 등으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퓨처스(2군)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화성을 자주 찾아갔다.
마무리훈련 기간 동안 윤석민, 김하성, 임병욱 등이 그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강정호의 공백을 대비하기 위한 여러가지 '플랜'을 구상했다.
현재까지 강정호의 자리를 대체할 일순위 후보는 윤석민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1루수와 3루수로 나선 경험은 있지만 유격수 자리는 낯설다. 그러나 염 감독은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한다.
윤석민을 유격수로 낙점한 건 공격력 차원에서다. 윤석민은 올 시즌 주로 대타로 나왔지만 99경기에 출전했다. 염 감독 표현대로 '주전같은 백업'역할을 했다. 타율 2할6푼7리 10홈런 43타점으로 쏠쏠한 성적을 냈다. 주전으로 자리 잡는다면 홈런과 타점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윤석민이 결코 '나홀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김하성과 임병욱이 함께 경쟁한다. 김하성은 올 시즌 60경기에 나왔다. 대수비, 대주자로 나왔으나 무엇보다 안정된 수비력이 장점이다. 그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이유다.
임병욱은 입단 당시 대형 유격수 유망주로 꼽혔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1군에서 뛸 기회 자체가 없었다. 염 감독은 외야수 강지광과 함게 임병욱의 부상 이탈을 무척 아쉬워했다.
물론 임병욱은 윤석민, 김하성과 비교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염 감독은 "(임)병욱이의 경우 유격수 수비 쪽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화성에 가지 않고 목동구장에 남아 마무리훈련을 한 김지수가 있다. 염 감독은 "(김)지수는 수비가 어느 정도 된다"며 "굳이 마무리훈련에서 수비에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보다 몸을 만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수는 경기 후반 리드를 하고 있을 때 수비 안정을 위한 카드다. 김지수 역시 경쟁 후보임에 틀림없다.
염 감독은 "네 선수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동기부여가 다들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염 감독의 '플랜'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넥센은 다음 시즌 강정호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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