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아가메즈(콜롬비아)를 대신해 긴급 영입된 케빈 르루(프랑스)가 국내 무대 첫선을 보일까.
현대캐피탈은 2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올 시즌 최고 외국인선수로 떠오른 시몬(OK저축은행)이 아닌,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외국인선수 케빈이다.
케빈은 이날 OK저축은행전 출전이 가능하다. 전 소속팀 피아젠차와 이적 과정이 마무리됐고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에 이어 한국배구연맹(KOVO)에 선수 등록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의 출전 여부는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이 선택권을 쥐고 있다.
김 감독은 "경기 시작 바로 전까지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케빈은 24일 입국해 곧바로 현대캐피탈 선수단에 합류했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이탈리아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포함해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까지 뛰어 경기 감각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장시간 비행에 따른 피로도와 시차 적응이 여전히 문제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연습을 함께하는 걸 지켜봤는데 피곤해서 그런지 영 감이 떨어져 있더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몸은 풀게 할 생각"이라며 "마지막 출전 선수 오더를 교환할 때까지 고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케빈이 하루라도 빨리 기존선수들과 실전에서 손발을 맞춰보고 V리그에 대한 감을 익히려면 이날 OK저축은행전에 나서는 게 좋다. 교체멤버라도 잠깐씩 코트에 들어가 뛰는 게 낫다는 의미다. 그러나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섣불리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 케빈은 프랑스국가대표팀에서는 라이트가 아닌 센터로 주로 뛰었다. 대표팀에서 주전 라이트를 앙트완 루지어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박기원 감독이 이끌었던 남자국가대표팀에서 전력분석을 담당했던 문성준 대한항공 전력분석관도 케빈에 대한 기억이 있다. 그는 "지난 9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란 전력분석을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는데 마침 프랑스와 이란의 경기가 있었다"며 "그 때 프랑스 센터가 케빈이었다. 현대캐피탈이 데려온 선수가 케빈인 줄은 처음에는 몰랐다"고 얘기했다.
문 전력분석관은 "센터로 뛰는 것만 봤는데 속공 타이밍이 빠르더라"며 "그리고 점프가 상당히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감독 역시 케빈을 센터로 기억했다.
시몬 역시 센터가 주포지션이다. 팀 사정상 라이트로 나서고 있지만 전위에 있을 때는 장기인 속공과 블로킹을 곧잘 선보인다. 시몬의 이런 멀티플레이 능력은 상대팀에게 골치가 아프다. 케빈도 현대캐피탈에서는 시몬과 비슷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상황이 되면 그렇게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베테랑 윤봉우와 신예 최민호가 주전 센터로 나오고 있긴 하지만 높이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빈의 가세로 OK저축은행이 누리는 '시몬효과'가 현대캐피탈에서도 나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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