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1-11'
전광판에 들어온 숫자는 선수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9회말 마지막 공격. 타석에 나온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임창용(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그가 친 타구가 우익수쪽으로 높이 떴다. 그 순간 승리를 예감한 삼성 선수들은 덕아웃을 박차고 나올 준비를 마쳤다.
삼성 우익수 박한이의 글러브 안으로 박병호가 친 공이 들어갔고 넥센과 삼성이 맞대결한 2014 한국시리즈는 그렇게 막이 내렸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삼성에 밀려 팀 창단 후 처음 진출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마지막 공격을 끝낸 박병호는 고개를 숙이고 넥센쪽 덕아웃을 향했다. 그러나 1루측 넥센 응원단에서는 격려의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올 시즌 도전은 이제 끝났지만 내년 넥센의 도전은 다시 시작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아쉽고 정말 잊지 못할 시리즈였던 것 같다"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고 인터뷰장 바깥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다.
염 감독은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우승하고 싶었다"며 "정규시즌부터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긴 레이스 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비록 시리즈 전적에서 우리가 상대에게 밀려 패했지만 아픈만큼 남는게 있을거라 본다"면서 "한 시즌 동안 변함 없이 팀을 응원해주신 퍈들에게 감사한다. 창단 첫 우승을 많이 바라셨는데 해내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제 올 시즌은 모두 끝났다. 앞으로 더 단단해진 넥센 히어로즈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올해 못 이룬 부분에 다시 도전을 해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제 바람을 꼭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인터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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