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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디 스타디움의 저주' 풀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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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이번이 이란데 되갚아줄 좋은 기회다"

[최용재기자] 이란 테헤란에는 이란인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스타디움이 있다.

바로 아자디 스타디움이다. 1974년 제7회 테헤란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설된 경기장이다. 최대 12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경기장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의 원래 이름은 아리아메르 스타디움이었다. 하지만 이란 혁명 후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이곳은 이란인들에게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이란 축구국가대표팀의 공식 경기장이기도 한 이곳은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린다.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으로의 원정은 '죽음의 원정'이라 불린다. 이란 축구팬들이 아자디 스타디움을 향한 강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는 이란 대표팀이 웬만하면 패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승리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1천200m가 넘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데다 10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열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곳이다. 그리고 종교적인 이유로 여자는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다. 10만 이상의 남자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이란을 응원한다. 원정팀으로서는 10만 대군을 만나 싸우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런 엄청난 홈 어드밴티지로 인해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이라고 불린다.

한국 축구 역시 그 희생양 중 하나다. 한국축구는 아시아의 강호로 군림했지만, 한국은 '원정팀의 무덤'에서 한 번도 빠져나오지 못했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에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5전 2무3패다. '아자디 스타디움의 저주'에 갇힌 지 40년이 지났다.

첫 이란 원정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본선이었다. 당시는 아리아메르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고 한국은 이란에 0-2로 패배했다.

3년 후 1977년 아리아메르 스타디움에서 한국은 이란을 다시 만났다.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만나 이영무가 2골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아쉽게도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후 한국은 오랫동안 이란 원정을 떠날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29년 만에 설욕할 기회를 잡았다. 2006년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은 이란 원정을 떠났다. 이번에는 이름이 바뀐 아자디 스타디움이었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의 첫 만남이었다. 한국은 또 0-2로 패배했다.

2009년 한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다시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했다. 박지성의 1골에 만족해야 했다. 1-1 무승부, 역대 최강 대표팀이라고 평가받던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역시 '아자디 스타디움의 저주'를 풀지 못했다.

마지막 이란 원정은 2012년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이었다. 한국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0-1로 패배했다. 중요한 길목마다 이란 원정을 떠났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챙겨서 돌아오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이었다.

이제 한국은 '6번째' 아자디 스타디움을 원정을 나선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18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울리 슈틸리케 한국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이끌고 아자디 스타디움으로 입성하는 것이다.

신임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이 가장 힘들고 가장 꺼리는 원정을 떠나게 됐다. 그렇기에 슈틸리케 감독은 '죽음의 원정',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정반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에야말로 설욕하겠다고 약속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10일 요르단으로 떠나기 전(한국은 14일 요르단과 먼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어떤 성적을 냈는지 알고 있다. 이번이 되갚아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며 이란 원정 첫 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껏 그 누구도 풀지 못했던 '아자디 스타디움의 저주', 슈틸리케 감독이 풀어낼 수 있을까.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대표팀 사령탑 부임 후 짧은 시간 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선보인 대표팀은 인상적이었고 감동적인 경기를 했다. 원정팀의 무덤이라는 아자디 스타디움도 두렵지 않다. 이번에는 저주가 풀릴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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