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언제 한 번 그런 큰 무대에서 공을 던져보겠어요."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4차전이 열린 지난달 31일 잠실구장.
이날 경기를 앞두고 LG에 이어 넥센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훈련을 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없던 한 선수에게 취재진이 몰렸다.
주인공은 올 시즌 넥센 마운드에서 토종 선수로 최다승(9승 4패)을 기록한 문성현이다. 그는 지난 10월 1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했다가 옆구리 통증으로 조기 강판됐다.
그는 옆구리 근육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았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문성현은 그동안 부상 부위에 대한 치료와 재활을 계속했다. 그는 플레이오프에 등판을 원했다. 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무리를 시키지 않았다. 부상에서 100% 회복이 안된 그를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넣지 않았다.
하지만 문성현은 플레오프를 치르는 동안 선수단과 함께 했다. 그리고 3, 4차전을 앞두고 불펜에서 이틀 동안 20개씩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문성현에게도 한국시리즈 엔트리 포함과 등판은 간절하다. 그에게는 갚아야 할 빚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치른 준플레이오프 4차전. 당시 문성현은 선발로 나와 자신의 첫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그는 2이닝 동안 볼넷 4개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먹은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당시 넥센은 두산에게 패했고 시리즈는 2승2패 원점이 됐다. 결국 넥센은 최종 5차전에서 무릎을 꿇으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문성현도 소속팀도 그렇게 가을야구를 조기 마감했다.
문성현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면 넥센 마운드 전력에는 확실히 플러스가 된다. 염 감독은 LG와 플레이오프에서 헨리 소사, 앤드류 밴헤켄, 오재영으로 이어지는 3선발 체재를 가동했다.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와 치르는 한국시리즈에서는 변화를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와 달리 한국시리즈는 7전4선승제다.
문성현이 4선발로 나선다면 투수진 운용에 한결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또한 매경기가 총력전인 만큼 롱릴리프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조상우, 한현희 등 '필승조'의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긴다.
문성현은 플레이오프에 뛰진 못했지만 현장에서 동료들이 뛰는 걸 모두 지켜봤다. 그는 "정말 조마조마했다"며 "팬들도 그렇고 취재진도 이렇게 많이 구장을 찾은 걸 보니 정말 포스트시즌이 맞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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