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양상문 LG 감독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을 되새겼다. 그는 "우리도 그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면서 눈빛을 빛냈다.
양 감독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이날 오전 치러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을 거론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3-2로 승리하고 통산 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역투가 단연 돋보였다.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이미 2승을 따낸 범가너는 이날 7차전에서도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이끌었다.
5차전에서 9이닝 동안 117구를 던지면서 4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던 범가너는 이틀 휴식 후 7차전에서도 무려 5이닝이나 던지며 무실점으로 캔자스시티 타선을 틀어막았다.
양상문 감독은 "(많이 던진) 범가너를 바꿀 지가 궁금했다. 나라면 마무리로 바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냥 가더라"면서 "아무리 좋은 마무리라고 해도 마운드에 오르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기존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며 샌프란시스코의 최종전 범가너 승부수에 고개를 끄덕였다.
양 감독은 이어 "상대도 범가너의 볼을 전혀 못 치고 있었다. 바꿀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 경기를 보면서 공부를 했다"고 덧붙였다.
29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오른 캔자스시티는 범가너에 막혀 무릎을 꿇었다. 양 감독은 "포수 버스터 포지가 높은 볼을 5개씩 던지게 하더라. 그걸 던지는 범가너도 대단하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양 감독은 지구 반대편에서 치러지는 월드시리즈를 보면서 LG를 떠올렸다. 그는 "우리도 그런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물론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이런 기억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LG의 '범가너'는 누구일까. "신재웅이나 이동현 정도면 하이볼로 상대를 누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양 감독은 "그런데 최경철이 높은 공을 연달아 던지게 할까?"라면서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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